인천 파업현장서 쇠못 700개 뿌린 민노총 노조원…공범과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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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19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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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노조원 50대 남성 A씨가 뿌린 쇠못 탓에 피해를 입은 화물차량. 인천 연수경찰서 제공
화물연대 노조원 50대 남성 A씨가 뿌린 쇠못 탓에 피해를 입은 화물차량. 인천 연수경찰서 제공
윤희근 경찰청장의 인천 화물연대 총파업 집결지 방문 당일, 도로 인근에 못 700여 개를 뿌린 50대 화물트럭 운전기사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또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인 이 남성과 범행을 공모한 60대 노조원도 불구속 상태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손상욱)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민주노총 화물연대 인천지역본부 조합원인 화물트럭 운전기사 A씨(53)를 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특수재물손괴 방조 혐의로 같은 소속 조합원 B씨(64)도 불구속 기소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당시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비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주고자 범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피해를 극대화 하기 위해 도로를 통행하는 차량이 쇠못을 피할 수 없도록 병목 구간에 쇠목 700여개를 5~6군데에 나눠 뿌렸다.

화물연대 파업 기간 비노조원에 위해를 끼칠 목적으로 쇠못을 뿌리러 범행 현장으로 진입하는 화물차 2023.1.19 인천지검 제공
화물연대 파업 기간 비노조원에 위해를 끼칠 목적으로 쇠못을 뿌리러 범행 현장으로 진입하는 화물차 2023.1.19 인천지검 제공
실제 A씨 등이 쇠못을 뿌린 지 9분만에 이곳을 통행한 화물차량에 피해가 발생했으며, 연이어 5대 차량에 피해가 발생했다. 총 6대의 차량 중 4대는 파업과 전혀 상관 없는 차량이었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A씨가 범행 전에 화물연대 지회장에게 범행 사실을 보고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 범행 전 철물점으로 이동하던 중 쇠못 구매 대금 10만원을 인출한 사실도 파악했다.

A씨와 B씨는 경찰 조사 당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재물손괴죄가 적용돼 송치됐으나, 검찰은 B씨의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각각 혐의를 변경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도로에 쇠못을 대량으로 뿌려 선량한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 사안이다”며 “범행 장소는 일일 평균 3720대가 통행하는 도로이고 고압가스 및 유해물질 운반 차량도 통과해 차량 전복 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30일 오전 3시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인천신항~남동공단 방향 편도 편도 2차로 중 1차로 약 2㎞구간에 길이 9㎝짜리 못 700여 개를 뿌려 차량 6대의 타이어를 총 150만원 상당의 수리비가 들도록 손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씨는 범행 하루 전인 지난해 11월29일 A씨의 부탁을 받고 함께 자신의 차량을 타고 미추홀구 주안동 소재 한 철물점에서 쇠못 700여개가 든 1박스(10㎏)를 구매해 범행을 도운 혐의다.

경찰은 당시 인근 화물차 운전기사의 신고를 받고 연수경찰서 소속 강력 4개팀과 광역수사대 1개팀으로 수사전담팀을 구성했다. 이후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서행 운전 차량들을 우선 확인한 뒤, 인천 전역에 있는 철물점 등을 수사했다. 그 결과 27일 오후 10시 A씨의 자택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가 범행한 당시는 화물연대 총파업이 한창인 시기다. 특히 범행 당일은 인천 화물연대 총파업 집결지 현장점검을 위해 윤희근 경찰청장의 방문이 예고된 날이었다.

지난해 11월30일 오전 9시39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인천신항~남동공단 방향 편도 2차로 중 1차로 약 2㎞구간에 길이 9㎝짜리 못 700여 개가 산발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2022.11.30 인천 연수경찰서 송도2지구대 제공
지난해 11월30일 오전 9시39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인천신항~남동공단 방향 편도 2차로 중 1차로 약 2㎞구간에 길이 9㎝짜리 못 700여 개가 산발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2022.11.30 인천 연수경찰서 송도2지구대 제공
윤 청장은 피해를 입지는 않았으며, 경찰은 현장에서 못 467개를 회수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 신분을 인정한 데 이어 범행 동기와 관련해 ‘(파업에 동참한 화물차 기사들은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데 동참하지 않는 화물차 기사들을 겨냥해) 화가 나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범행 당일 윤희근 청장 방문 사실을 인지했는 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청장 방문 사실은 몰랐다”면서 청장을 겨냥한 범행이 아니라고 밝혔다.

A씨는 B씨와 함께 범행 계획 후,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범행 장소와 떨어진 미추홀구 주안동 소재 한 철물점에서 쇠못을 구입한 뒤, 화물트럭을 서행 운전하면서 쇠못을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범행에 가담한 B씨도 추가 확인해 A씨와 B씨에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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