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의 고장’ 청주에서 ‘기록문화창의도시의 꿈’이 익어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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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전 국민 대상 공모전서
사진-책자 등 1100점 기록물 모아
무심천-미호강 배경 벚꽃사진 등
시민기록관서 12월 시민들에 공개

청주기록원(원장 이경란)이 시민기록물 수집을 통해 기록물 1100여 점을 수집하는 성과를 올렸다. 윗쪽 사진부터 1990년대 청주 전경과 1990년의 무심천 배 띄우기 행사, 청주시 제공
청주기록원(원장 이경란)이 시민기록물 수집을 통해 기록물 1100여 점을 수집하는 성과를 올렸다. 윗쪽 사진부터 1990년대 청주 전경과 1990년의 무심천 배 띄우기 행사, 청주시 제공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의 탄생지인 충북 청주에서 ‘기록문화창의도시’ 조성의 꿈이 익어가고 있다.

청주시는 전 국민을 상대로 한 공모전인 ‘우리 물줄기의 기록을 찾습니다’를 통해 사진, 슬라이드 필름, 책자, 지도 문서 등 모두 1100여 점의 기록물이 모아졌다고 5일 밝혔다. 7, 8월 두 달간 진행된 이 공모전은 190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무심천과 미호강 관련 시민 기록물을 모은 것이다.

기증자 가운데 박희동 씨(70)는 최다인 600여 점을 내놨다. 박 씨가 젊은 시절 무심천과 미호강에서 촬영한 다양한 행사와 벚꽃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 등이다. 그는 “청주를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이제 많은 이들이 함께 보면 좋겠구나 싶어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공무원 출신인 남요섭 씨(72)도 재직 당시 모은 무심천 관련 자료들과 청주시 각종 자료 50여 점을 기증했다. 미호강과 무심천이 눈에 띄게 그려진 청주시가도(市街圖)와 제1회 무심천 벚꽃축제 사진이 눈길을 끈다. 남 씨는 “업무를 추진하다 보면 특정 행사가 끝나면 관련 자료는 폐기하기 마련인데 정이 들어 그랬는지 폐기하지 않고 모두 남겨 놨다”고 설명했다. 청주에서 선교사 생활을 했던 미국인 스티븐 실즈 씨(60)는 1970년대 청주 무심천과 청주지역 도로, 시청, 시장(市場), 마을 풍경, 학교, 학생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60여 점을 기증했다. 실즈 씨는 “청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어 기쁘다. 내 사진들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그 시절을 추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기록원은 기증받은 기록물을 내용과 종류별로 정리해 12월 문을 여는 시민기록관에 보관한 다음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기증자에게는 감사장이 전달된다. 이경란 청주기록원장은 “시민기록 수집 공모전에 기록물을 기증한 분들께 감사한다”며 “앞으로도 시민기록물 수집에 심혈을 기울여 기록문화창의도시 청주를 실현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2월 개원하는 시민기록관(760m²)은 청주의 역사와 시민들의 삶이 담긴 다양한 기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10억 원을 들여 청주기록원 1층을 구조 변경해 꾸미고 있다. 전시실과 아카이브 열람실, 기록 공유마당 등이 들어선다. 시는 청주기록원과 15개 동네 기록관에서 보관 중인 민간 영역의 기록물 등을 이곳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청주#기록문화#기록문화창의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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