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반도체 중심도시 육성… 복합쇼핑몰, 상생 지원책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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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8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7〉강기정 광주광역시장
“전남과 함께 반도체특화단지 조성… 풍부한 물-재생 에너지 적극 활용
최고의 복합쇼핑몰 만들기 위해선, ‘소상공인 상생’과 연결 정책 필요
광주, 일자리 많은 ‘기회의 도시’로… 스토리텔링팀 신설, 명소 키울 것”

강기정 광주시장이 1일 서구 시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 시장은 “광주를 일자리가 많은 ‘기회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광주시 제공
강기정 광주시장이 1일 서구 시청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강 시장은 “광주를 일자리가 많은 ‘기회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광주시 제공
“전남도와 함께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계획을 만들고 있다. 광주를 반도체 중심도시로 만들겠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1일 서구 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광주를 일자리가 많은 ‘기회의 도시’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강 시장은 대선 당시 논란이 됐던 복합쇼핑몰 건립 사업에 대해 “시민들이 환영하고 있지만 상생과 연결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 한 달을 맞은 강 시장의 집무실엔 취임 후 누적 시간을 알려주는 사각형 전자시계가 걸려 있었다. 인터뷰 당시 화면에는 ‘757’이라는 숫자가 떴다. 강 시장은 “시정을 속도감 있게 운영하면서 방향성이 올바른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지 항상 자문자답하기 위해 설치했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정 슬로건 ‘광주,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를 설명해 달라.

“슬로건의 포인트는 별(☆)에 있는 게 아니라 1인칭 ‘나’를 의미하는 ‘내’에 있다. 광주는 5·18민주화운동 등 혁명을 통해 역사를 변화시킨 도시다. 이제 광주가 ‘내 삶을 혁명적으로 바꾸는 도시’ ‘행복을 통해 내 삶을 변화시키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 광주를 일할 기회, 놀 기회, 누릴 기회, 경험할 기회가 많은 ‘기회의 도시’로 만들고 싶다.”

―복합쇼핑몰 건립이 전국적인 관심사다.

강시장은 즐길 곳과 즐길 거리가 많은 광주에 재미난 스토리를 만들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광주시 제공
강시장은 즐길 곳과 즐길 거리가 많은 광주에 재미난 스토리를 만들어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광주시 제공
“광주 시민들은 복합쇼핑몰 건립을 환영한다. 복합쇼핑몰 건립을 위해선 광주시에는 신속하고 투명한 결정이, 민간자본에는 최고의 복합쇼핑몰 건립이, 정부에는 이를 상생과 연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에 ‘정부 지원형’이라는 명칭을 붙였고, 지난달 18일 국민의힘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소상공인과의) 상생과 연결을 위한 예산 9000억 원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의 지원이 있든 없든 만들 예정이지만, 최고의 복합쇼핑몰을 만들기 위해선 정부나 여당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민간자본은 물론 공공인프라도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층 가운데는 광주가 ‘노잼 도시’라는 말이 나온다.

“노잼은 ‘즐길 장소가 없다’ ‘즐길 거리가 없다’는 두 가지 의미일 것이다. 광주에 즐길 장소와 즐길 거리가 정말로 없는지, 아니면 스토리를 만들지 못한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광주엔 기독교인 약 1000만 명이 성지처럼 여기는 양림동이 있다. 양림동은 20세기 초 광주에 들어온 미국 선교사들이 교회와 병원을 세워 ‘광주의 예루살렘’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100여 년 전 건물과 유적들이 광주의 근대사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민주주의의 상징인 망월묘역도 있다. 민주화운동 희생자 묘지를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그 안에 유품을 전시하는 것도 생각해봤다. 광주에 즐길 곳과 즐길 거리는 충분한데 그동안 스토리를 만들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스토리텔링팀’을 신설했다.”

―신(新)경제지도와 신활력특구를 공약했다.

“광주의 전략 산업은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인공지능(AI) 등 11개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산업과 차세대 배터리 산업이 매우 중요하다. 마이스(MICE·국제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산업과 첨단의료 산업도 키워야 한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5대 신경제지도’를 정했다. 또 영산강 주변을 단계별로 개발하는 ‘Y벨트’ 등 도시 곳곳을 활력 넘치게 하는 사업을 묶어 신활력특구를 구축하려 한다.”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에 나서는 이유가 뭔가.

“반도체 특화단지를 조성하려면 물, 전기, 환경, 부지가 중요하다. 광주·전남은 영산강, 황룡강 등 물이 풍부하다. 또 2050년까지 필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는 ‘RE100’ 캠페인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광주·전남에선 신재생에너지가 많이 생산된다. 광주에 마련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도 강점이다. 첨단3지구엔 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도 조성되고 있다. 한전공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이 있어 인재 양성 여건도 좋다. 전남과 함께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을 위한 추진 기구를 만들어 함께 노력하겠다.”

―군공항 이전 문제를 두고선 전남과 입장이 다르다.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는 전남도 외에 국방부와도 관련이 있어 함수관계가 복잡하다. 어쨌든 군공항 비행장을 축소하고 훈련기를 다른 곳으로 보내면 완충지역은 늘고 소음 피해는 줄어들 것이다. 전남도와는 ‘상생해야 이익’이라는 취지로 문제를 풀어보려고 한다. 조직 개편을 통해 광역협력담당관도 만들었다. 상생을 위해선 서로 조금씩 손해를 보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겠다.”

―광주가 변화하려면 공직사회도 변해야 한다.

“최근 광주의 한 반도체 회사를 통해 3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는 소식을 듣고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기업이 체결한 투자 양해각서(MOU) 가운데 실제 투자로 이어진 게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는 동시에, 대책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공직자가 시민의 신뢰를 얻으면 광주가 변화할 것이다. 적극적 창의적 행정을 통해 광주를 더 개방된 도시로 만들겠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프로필
△전남 고흥(58) △광주대동고, 전남대 전기공학과 졸업 △17·18·19대 국회의원(2004∼2016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2015년) △문재인 정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2019∼2020년) △14대 광주광역시장(2022년 7월∼현재)




인터뷰=정승호 광주호남취재본부장 shjung@donga.com
정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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