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이 공격한 개, 안락사 시킨다… 견주는 입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5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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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8살 아이가 목줄 풀린 개에 물려 크게 다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사고를 낸 개를 안락사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울산 울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1시 20분경 울주군의 한 아파트 단지 안을 돌아다니던 개가 8살 A 군에게 달려들어 목 부위 등을 물었다. 당시 이를 목격한 택배기사가 개를 쫓았고, 이어 119와 112에 신고가 접수됐다. 119구조대는 목과 팔다리에서 출혈을 보이는 A 군을 병원으로 옮겼고, 아파트 단지 주변을 배회하던 개를 포획해 유기견보호센터에 인계했다.

A 군 친지는 사고 광경이 녹화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최근 올렸다. 영상에는 개의 공격을 피하려는 아이의 처절한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해당 영상을 보면 아파트 단지 내부를 배회하던 개는 가방을 메고 하교하던 A군을 발견하고 갑자기 달려들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개는 진도 믹스견으로 크기는 중형~대형견으로 보인다. A 군은 필사적으로 도망가지만 이내 개에게 물려 넘어졌고, 개는 넘어져 축 늘어진 아이를 2분 넘도록 공격했다. 당시 한 주민은 이 광경을 보고는 그냥 지나쳤다.

현장을 목격한 택배기사가 손수레를 휘둘러 개를 A 군에게서 떼어내 쫓아냈다. 이후 쓰러져 있던 A 군은 몸을 일으켜 집으로 향하려 하지만 부상과 충격의 영향으로 여러 차례 바닥에 쓰러졌다. A 군은 목과 팔다리 등에 봉합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 중인데, 상처가 상당히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가 난 아파트 근처에 거주하는 70대 B 씨가 견주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B 씨를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평소 자신의 거주지에서 개를 묶어놓고 키웠는데, 사고 당일 새벽 개가 목줄을 풀고 달아난 것으로 파악됐다.

울주경찰서 관계자는 “개를 안락사하도록 검찰에 지휘를 요청해 둔 상태이며, 견주인 B씨도 이에 동의해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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