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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유나 가족, 끝내 주검으로…경찰 “채무 최소 2억원 추정”

입력 2022-06-29 19:51업데이트 2022-06-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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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보기29일 오후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에서 인근 마을 주민들이 최근 실종된 조유나양(10) 일가족이 탔던 아우디 차량의 인양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2022.6.29/뉴스1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조유나 양(11) 일가족 3명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조 씨 부부가 사업 실패로 인한 수억 원대 채무와 가상화폐 투자 손실 등으로 인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딸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29일 낮 12시 20분경 전남 완도군 신지도 송곡항 인근 바다에 빠져있던 아우디 승용차를 인양했다. 차 안에서는 조 양과 아버지 조모 씨(36), 어머니 이모 씨(35)가 숨진 채 발견됐다. 조 씨는 안전벨트를 맨 채 운전석에 앉은 상태였고, 뒷좌석에는 조 양과 이 씨가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채 숨져 있었다.

이날 인양된 차량의 자동변속기는 ‘주차(P)’로 돼있었다. 경찰은 차량이 10m 높이의 방파제에서 바다에 빠지는 과정에서 충격을 받아 변속기가 P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부패한 상태였지만 육안과 지문으로 실종 가족임을 확인했다. 30일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 씨 부부는 조 양의 교외체험학습 신청(지난 달 17일) 전인 지난달 중순부터 인터넷에서 ‘방파제 추락충격’, ‘완도 물 때’, ‘수면제’, ‘루나 가상화폐’ 등을 여러 차례 검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부터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이들 부부는 5월 24일부터 6박 7일 동안 완도를 포함한 전남 해남, 강진 등의 바닷가를 돌아다니며 지형을 살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컴퓨터 판매업을 하던 조 씨는 월세 160만 원을 내면서 가게를 운영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장사가 안 돼 지난해 7월 폐업했다. 부인 이 씨도 비슷한 시기 직장을 그만뒀다고 한다. 여기에 투자했던 가상화폐 루나가 폭락하는 바람에 손해를 보며 생활고가 가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조 씨 부부 명의의 신용카드 채무가 약 1억 원, 부인 이 씨 명의의 금융기관 대출이 3000만 원 가량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루나 가상화폐 손실 등 전체 채무 및 손실액을 집계하고 있다”며 “채무액은 총 2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부채로 인해 조 씨 부부는 수시로 빛 상환 독촉전화를 받았다. 집 우편함에도 채권 추심기관의 독촉장이 쌓여 있었고 집 월세와 관리비도 연체 상태였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각 시도교육청에 교외체험학습 학생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조 씨 부부는 조 양이 다니던 학교 측에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하겠다”며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한 뒤 전남 완도에서 실종됐다. 교육부는 학생이 연속 5일 이상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하면 담임교사가 주 1회 이상 아동과 통화하고, 통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위기학생 관리위원회’ 개최를 검토하도록 권고했다.

완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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