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심사위원 59명, 재취업 퇴직자와 용역 관련 ‘사전접촉’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23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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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용역에 응모한 업체에 재취업한 공사 출신 퇴직자들과 사전접촉을 하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은 LH심사·평가위원 59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별다른 불이익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감사원이 작년 8~9월 LH의 건설기술용역 등 계약을 위한 심사·평가 업무에 대한 실지감사를 한 결과, 내부 심사·평가위원 59명이 58개 용역 관련 심사·평가에 참여한 업체에 재취업한 퇴직자와 심사·평가 직전 통화하는 등 사전접촉을 했다.

하지만 퇴직자와 통화한 내부 심사·평가위원 모두 사전접촉·설명 여부 확인서에 사전접촉 사실을 표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 심사·평가위원의 경우도 사전접촉 사실을 확인서를 통해 알린 사례는 2건에 불과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LH는 내·외부 심사·평가위원을 선정해 건축 설계공모와 건설기술용역 등 종합심사낙찰제 입찰에 대한 심사·평가 업무를 수행한다.

LH의 ‘건축 설계공모 심사 운영지침’, ‘건설기술용역 종합심사낙찰제 세부심사기준’은 심사·평가위원은 심사·평가 전 응모 업체와의 사전접촉·설명 여부 확인서를 작성·제출하고, 사전접촉 또는 사전설명이 있을 경우 감점 등 제재 조치를 하도록 규정했다.

심사·평가위원들이 응모업체와 접촉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은 배경으로는 ▲LH 지침 등에 어떤 행위가 사전접촉 또는 사전설명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고 ▲규정을 어긴 심사·평가위원에 대해 특별한 불이익도 없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LH에 어떠한 행위가 사전접촉 또는 사전설명에 해당하는지 등 제재 대상행위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수립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사전접촉을 한 것으로 보이는 내부 심사·평가 위원에 대해 자체적으로 조사한 후 적정한 조치를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LH는 감사결과 내용에 대해 용역 종합심사낙찰제 평가의 경우도 설계공모 심사와 같이 사전접촉·사전설명에 대한 신고의무를 위반한 평가위원에 대한 제재 규정을 마련하는 등 시정에 나섰다.

LH 관계자는 뉴시스에 “작년 6월 시행된 LH 혁신방안을 통해 모든 기술 심사에서 내부위원 배제 및 외부위원만으로 심사를 운영하고 있다”며 “후보지 용역 계약 역시 지침을 개정해 향후에는 원칙적으로 일반 경쟁을 통해 계약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투명하고 공정한 계약 업무 추진을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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