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지킨 영웅… 이제 우리가 당신을 지키겠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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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각 기업, 장병 진로탐색 돕고 참전용사 초청 행사 여는 등
각계각층서 군 관련 지원활동

사진=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사진=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6·25전쟁에서 전사한 뒤 70여 년 만에 수습되는 국군 전사자의 유해와 그 사연은 국가안보의 중요성과 호국보훈의 가치를 절실히 일깨워준다.

지난해 10월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백마고지에서 수습된 조응성 하사는 개인호에서 적을 향해 총을 겨눈 자세로 발굴됐다.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두고서 참전한 그는 6·25전쟁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백마고지 전투에서 산화한 뒤 유전자정보(DNA) 감식을 거쳐 올 3월에야 일흔이 훌쩍 넘은 딸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유해 수습 10년 만에 가족을 찾은 김종술 일병의 사연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1950년 9월 아내와 젖먹이 두 아들, 태중(胎中)의 막내를 두고 입대한 그는 영천지구전투에 참전했다가 전사했다. 그의 유해는 2012년 수습됐지만 신원 불상으로 남아 있다가 2020년 아들의 제보와 DNA 검사를 거쳐 발굴 10년 만인 지난달 가족 품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2000년에 시작돼 올해로 23년째를 맞는 6·25 전사자 유해 발굴로 지금까지 1만1000여 명의 전사자가 수습됐지만 신원이 확인된 것은 190여 명(2021년 말 기준)에 불과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두 참전용사의 가족을 비롯해 6·25 전사자 유해를 찾은 가족과 국가유공자들을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서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영웅”이라며 “한 치 빈틈이 없도록 여러분들을 지키겠다”면서 각별히 예우했다. 군 통수권자로서 나라에 헌신한 영웅과 그 가족을 돌보는 것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자 우리 장병들이 북한의 기습도발에 맞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켜낸 제1·2연평해전이 벌어진 달이기도 하다. 목숨을 걸고 영토를 수호한 우리 장병들의 헌신과 희생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지탱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교훈이 시대를 초월한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호국보훈의 가치가 국가의 정체성이자 존재 이유로까지 강조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날로 가중되는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맞이하는 호국보훈의 달은 더욱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북한은 최근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미사일 ‘연쇄도발’에 이어 7차 핵실험 준비까지 끝내는 등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북한의 위협에 맞서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 안전을 지키느라 땅과 바다, 하늘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장병들의 노고를 기억하고 응원하는 것은 호국보훈의 출발점일 것이다.

국가에 헌신한 영웅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은 세대와 이념을 초월한 국민통합의 근간이자 기폭제이기도 하다. 방산업계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도 국가유공자와 애국지사들을 기리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효성은 ‘육군부대 자매결연’ ‘국립서울현충원 정화’ ‘나라사랑 보금자리’ 등 애국지사를 기리고 감사의 마음을 담은 다양한 활동과 후원을 펼치고 있다. 2010년 수도 서울의 방위를 책임지고 있는 육군 1군단 광개토부대와 1사1병영 자매결연 협정을 맺은 이후 매년 부대를 찾아 군 부대 발전 및 장병들의 복리후생 등을 위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6월에도 부대를 방문해 위문금 4400만 원을 전달했다.

한화그룹도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창업 이념을 바탕으로 다양한 군 지원 활동에 나서고 있다. 2017년부터 국방부와 연계해 군 장병들의 적성과 진로 탐색을 돕는 ‘장병사랑 진로·취업 멘토링’을 진행하는 한편 2016년 이후 올해까지 3000여 권의 도서를 기증했다. 또 ㈜한화,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은 매년 초 국립현충원을 찾아 호국영령을 기리는 시무식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포스코는 6·25전쟁에 참전한 멕시코 참전용사와 유족 등 18명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이들은 26일 한국을 찾아 7박 8일간 63빌딩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육군본부, 포항제철소, 유엔참전용사 기념비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번 방한을 추진한 포스코멕시코 최순영 대표법인장은 “멕시코 참전용사들이 스스로 젊음을 바쳐 지켜낸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보고 과거 희생이 이뤄진 값진 성과와 자부심을 느끼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호국보훈#국방#호국보훈의 달#참전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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