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입금문자로 명예퇴직 알았다…눈물도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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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3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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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 동아일보DB
서지현 검사. 동아일보DB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온 서지현 검사가 원소속 검찰청인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복귀하라는 통보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최근 법무부가 서 검사의 사표를 수리했다.

2일 서 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오전, 아무런 연락 없이 은행 입금 문자가 울렸다”며 “아직 법무부나 검찰로부터는 어떤 연락도 못 받았지만 알아보니 20년 3개월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명예퇴직 처리가 된 것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30살에 검사가 돼 37살에 최초 특수부 여검사가 되고, 2번의 법무부 장관상과 12번의 우수사례 표창을 받고, 최초로 영상녹화조사 매뉴얼·장애인 조사 매뉴얼 등을 만들며 젊음과 일상을 바쳐 일할 때는 이런 결말은 상상도 해보지 못했는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서 검사는 “장례식장 이후 12년, 미투 이후 4년 4개월을 견뎠다”며 “남의 퇴임식에서 이미 숱하게 울어서인지, 어떤 미련도 아쉬움도 남지 않아서인지, 퇴임식도 퇴직 인사도 하물며 퇴직 통보나 안내마저 없이 이렇게 종결되는 검사로서의 삶에 다행히 눈물은 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과 같아지지 않았고, 그들을 참지 않았고, 저 자신을 잃지 않고 지켜냈다는 것에 감사하며, 바보 같은 심장에게 다시 고요히 말해줍니다. ‘잘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 내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며 ‘미투 운동’의 도화선 역할을 한 서 검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등 대응TF’에 파견돼 활동하던 중 지난달 16일 소속 청 복귀 명령을 받고 이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다.

서 검사는 사표를 제출하며 “출장길에 복귀 통보를 받고 많은 생각들이 스쳤다. 이렇게 짐 쌀 시간도 안 주고 모욕적인 복귀 통보를 하는 것이 의미가 명확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서 검사의 사직서 제출 사실이 알려지며 서 검사와 함께 일했던 그룹 원더걸스 출신 핫펠트(예은), 변영주 영화감독 등 TF 전문위원 17명은 “새 법무부 장관 취임 직전 ‘쳐내기’”라고 주장하며 집단 사퇴하기도 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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