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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헌재 “변협 ‘변호사 로톡 가입금지’는 위헌…표현·직업 자유 침해”

입력 2022-05-26 20:56업데이트 2022-05-2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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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변호사들이 온라인 법률 서비스 플랫폼인 ‘로톡’ 등에 가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한변호사협회가 만든 내부 규정 일부가 26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았다. 변호사들의 표현·직업의 자유를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헌재 결정이 온라인 법률 플랫폼 활성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 헌재 “변협 규정은 표현·직업의 자유 침해”


헌재는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와 변호사 60명이 대한변협의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 일부 내용에 대해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재판관 9인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협회의 유권해석에 반하는 내용의 광고’ 등을 금지하는 부분(유권해석위반 광고금지)이 “명확하게 규율 범위를 정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위헌 결정했다. 변호사들조차 이 규정이 정확히 무슨 내용의 광고를 금지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모호하다는 것이다.
헌재는 또 경제적 대가를 받고 ‘변호사 등을 광고·홍보·소개하는 행위’를 하는 단체 등에 광고를 의뢰하는 것을 금지하는 부분(대가수수 광고금지)에 대해서는 재판관 6 대 3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변호사들이 광고업자에게 유상으로 광고를 의뢰하는 것이 사실상 금지돼 청구인들의 표현의 자유와 직업의 자유에 중대한 제한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재는 대한변협 규정이 “단순히 변호사법이 금지하는 소개·알선·유인행위를 다시 한 번 규제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특정 다수의 변호사를 동시에 광고·홍보·소개하는 행위도 규정에 따라 금지되는 범위에 포함된다고 해석된다”고 했다. 변호사법 23조 1항에는 변호사 등이 신문방송 등을 이용해 광고를 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이 규정이 이것까지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 “위헌성 명백” vs “주요 조항 합헌”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로톡은 한때 젊은 개인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변호사 회원 수 4000명을 넘겼지만 대한변협이 로톡 가입 변호사 징계를 시작한 뒤 회원 수가 급감했다. 이를 두고 변호사단체가 조직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혁신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로톡 측은 이날 “이번 위헌 결정으로 개정 광고규정의 위헌성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대한변협이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들을 상대로 압박한 탈퇴 종용 행위는 그 근거와 명분이 모두 사라졌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변협은 지난해 5월 개정한 이 규정을 근거로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해왔다.

다른 기관에 이어 헌재가 로톡의 손을 들어주면서 로톡은 회원 수 회복 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검찰은 한 변호사단체가 로앤컴퍼니 등을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고,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도 로톡이 변호사법을 위반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로톡 외에 유료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 네이버 엑스퍼트가 지난해 7월 경찰에서 무혐의 판단을 받았다.

반면 대한변협 측은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 청구에 적용된 주요 조항들이 대부분 합헌 판단을 받았다”며 “온라인 법률 플랫폼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 절차는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헌재 결정이 대한변협 징계를 원천적으로 막지 못하는 만큼 법률 시장에 큰 변화가 이뤄지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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