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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사회

“천운이 도왔다” 새벽 마을회관 덮친 화마…주민들 ‘가슴 철렁’

입력 2022-05-23 14:16업데이트 2022-05-2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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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전남 나주시 봉황면 한 마을회관에서 화재가 발생, 내부가 소실돼 있다. 2022.5.23/뉴스1
“새벽에 화장실 가려고 깬 게 천운이었죠. 마을회관 큰방과 작은방 2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불이 났다니까요.”

23일 오전 3시31분쯤 화마가 덮친 전남 나주시 봉황면 한 마을회관은 화재 당시 불길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처참했다.

300m 가량 떨어진 마을 어귀부터 매캐한 탄내가 코끝을 찔렀고, 진화를 위해 사용한 소방용수가 흘러나와 일대는 흥건했다.

내부로 들어서자 2층 규모 마을회관 1층(107㎡)이 전소했고, 작은방에는 운동기구로 추정되는 철제 구조물만 검게 그을린 채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면적이 가장 큰 방은 아직까지 열기가 전해졌다. 미처 타지 못한 책들은 물을 머금은 채 나뒹굴었고, 사방을 둘러싼 유리창 파편들이 흩날리기도 했다.

23일 오전 전남 나주시 봉황면 한 마을회관에서 화재가 발생, 내부가 소실돼 있다. 2022.5.23/뉴스1
잠을 자다 황급히 대피했던 인근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회관에서 30m 떨어진 옆집에 거주하는 정모씨(66·여)는 “새벽에 친오빠가 화장실을 가려고 깼다가 불을 봤고, 곧바로 신고했다”며 “오빠가 깨워서 친엄마와 함께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밖으로 나와보니 마을회관 큰방과 작은방 2곳에서 큰 불길이 나 있었다”며 “보통 불은 한 곳에서 나서 옆 방으로 옮겨붙지 않느냐”고 의아해했다.

마을이장과 최초 신고자인 주민은 이번 불이 ‘방화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마을 이장 정현진씨는 “불이 나기 열흘 전부터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주민 A씨가 회관에서 살았다”며 “이 주민이 퇴원을 한 뒤 마을로 돌아왔는데 머물 곳이 없어 임시거처로 회관을 내줬다”고 설명했다.

최초 신고자이자 전 마을이장인 정모씨(70)는 “A씨는 우리 마을에서 살던 토박이다”며 “불이 났을 때 회관 안에서 서성거리길래 빨리 도망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 당시 마을회관에는 A씨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며 “본인이 불을 냈는지 안냈는지 말할 수 있는 인지능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23일 오전 전남 나주시 봉황면 한 마을회관에서 화재가 발생, 내부가 소실돼 있다. 2022.5.23/뉴스1
정씨에 의해 화재 현장에서 대피한 A씨는 출동한 경찰에 인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현장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현장감식을 진행한 나주소방서 관계자는 “벽면이 불에 그을린 정도를 토대로 큰 방과 작은방 2곳에서 불이 동시에 난 것으로 보인다”며 “불이 나면 바닥면보다는 천장이 더 타기 마련인데 이곳은 바닥면과 천장면이 동일하게 소실됐다”고 말했다.

이어 “방화인지는 단정지을 수 없다”며 “추가 조사를 진행해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3시31분쯤 전남 나주시 봉황면 마을회관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장비 11대와 대원 19명을 투입해 화재 발생 1시간16분 만에 완전히 진화했다. 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나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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