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프지 않게” 의사 꿈꾸던 12살 아들, 5명 새삶 주고 별됐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9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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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꿈꾸던 10대 소년이 5명에게 장기를 기증해 새 삶을 선물한 뒤 하늘의 별이 됐다.

2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故 김상현군은 갑작스러운 새벽 두통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 23일 심장, 신장(좌우), 간장, 폐장(양측)을 기증해 5명을 살리고 떠났다.

김군의 부모는 의료진으로부터 “가망이 없다”는 진단을 들은 후에도 “살려만 달라. 다시 눈을 뜰 것”이라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김군은 시간이 흐르면서 상태가 점점 나빠졌고 부모는 “착한 아이였으니 좋은 일 하면서 보내주자”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김군은 2009년 경남 창녕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조용하고 진중한 성격인 김군은 엄마에게는 살가운 아들이었다. 엄마가 몸이 아프다고 할 때면 “엄마를 아프지 않게 해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장기를 기증받은 친구들이 성인이 돼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건강히 살았으면 좋겠다“면서 ”상현아, 평생 너와 함께 할테니 하늘에서도 아프지 말고 잘 지내. 사랑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동생은 “형, 잘가! 좋은 곳으로 가! 엄마 아빠 걱정하지마”라고 울먹이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경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는 “(김군의 부모를)처음 만나 뵙고 기증에 대해 안내 드릴 때는 우시기만 하셨는데, 아들이 다른 이의 몸속에서라도 다시 살아 숨 쉬고 마지막에 좋은 일을 하고 가길 바라셨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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