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수원, 핵심간부 7명 비공개 인사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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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3일 고리원자력본부장 등… 원전 운전-정비 담당 핵심보직 인사
임원급 본부장 취임땐 ‘보도자료’… 이번엔 2주 지나도록 외부 안알려
“정재훈사장 비호할 측근 배치” 뒷말… 한수원측 “비정기인사라 공개안해”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 © News1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 © News1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최근 핵심 간부 7명의 인사를 비공개로 단행한 사실이 27일 드러났다. 한수원 내부에선 월성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와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정재훈 현 사장이 새 정부 출범에 대비해 ‘자신을 비호할 인사를 전진 배치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2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수원은 이달 13일 고리원자력본부장에 이광훈 전 발전처장을 임명하는 등 7명의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선 설비개선실장, 설비관리실장, 전기설비부장 등도 새로 선임됐다. 원전 운전과 정비를 담당하는 핵심 보직들이다.

한수원은 통상 임원급인 신임 본부장이 취임하면 보도자료를 내고 이 사실을 공개했다. 고리원자력본부 역시 26대 이용희 본부장이 취임한 2015년 12월부터 31대 김준석 본부장이 취임한 지난해 4월까지 한 차례도 빠짐없이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한수원은 이 본부장 임명 후 2주가 지나도록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고리원전 홈페이지에 게재된 본부장 인사말도 27일 오전까지 전임자의 글과 사진이 게시됐다가 동아일보의 취재가 시작된 후 이 본부장으로 교체됐다.

한 간부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월성 원전 폐쇄 과정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정 사장이 자신을 보호할 목적으로 측근을 중용하는 인사를 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했다.

특히 정 사장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관련해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정 사장은 올 초 1년 연임이 결정됐지만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연임안을 청와대에 제청하지 않아 이달 4일 임기가 끝났다. 하지만 기소된 임직원의 ‘임의 사직’을 금지하고 있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장직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임기가 끝난 사장이 고위직 인사를 한 것. 한수원 관계자는 “비호 인사라는 말은 억측이다. 전임 고리원전본부장이 6월 퇴직을 앞두고 한두 달 정도 쉬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비정기 인사를 낸 것”이라며 “나머지 6명 인사 역시 본부장 발령으로 인한 연쇄 보직 이동이다. 비정기 인사라서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한수원#핵심간부#비공개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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