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걸린 적 있을까…코로나19 항체검사 받아보니

  • 동아닷컴
  • 입력 2022년 4월 9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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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무증상 확진 이력까지 나와
전문가 “항체 양성률 조사, 유의미”

일반적인 채혈 검사와 동일하다.
일반적인 채혈 검사와 동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누적 확진자가 1500만 명을 넘어섰다. 우리 국민 3명 중 한 명은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된 셈이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주위에서도 확진자가 속속 나오기 시작했지만, 백신 미접종자인 기자는 운(?)이 좋게 아직 격리나 확진된 적이 없다. 그러다 문득 나도 모르는 사이 이미 무증상 감염 등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된 이력이 있는 건 아닐지 궁금해졌다.

동아닷컴 기자는 지난 6일 오전 경기에 위치한 동수원병원을 찾았다. 항체 검사는 ▲Anti-S1 RBD검사(코로나 백신 접종 후 몸에 항체가 생성됐는지 확인) ▲Anti-N검사(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는지, 이로 인한 항체 생성 확인) 등 두 종류가 있다. 항체 확인 검사는 4만 원, 바이러스 노출 이력 검사는 3만 원이다. 다만 항체 확인 검사는 백신을 접종한 이에 한해서만 가능했다. 항체 생성 여부도 궁금했던 터라 동행한 가족(기본 얀센·추가 모더나 접종자)이 검사에 참여했다.

간단한 검사…궁금증보단 출국용으로
7만 원이면 백신으로 인한 항체 여부와 과거 감염 여부를 모두 알 수 있다…
7만 원이면 백신으로 인한 항체 여부와 과거 감염 여부를 모두 알 수 있다…

검사는 비교적 간단하다. 미리 전화로 확인한 결과, 공복이 아니어도 검사가 가능했다. 예약도 필요하지 않았다. 오전 9시 35분 접수한 뒤 10시경 채혈을 마쳤다. 기자의 뒤로는 항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2명의 대기자가 보였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대다수는 중국 출국을 위한 목적으로 검사를 받으러 온다고 했다. “지금 기다리시는 분들 다 중국 출국을 위해 오신 분들”이라며 “하루에 5명 정도는 (검사하러) 오시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한국에서 입국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인이 주로 맞은 비불활화 백신(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모더나·얀센 등) 접종자의 경우, 출국 전에 세 차례의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N검사 결과 서류가 필요하다. 관계자는 “과거 감염으로 인한 (바이러스) 수치가 남아있으면 아예 출국이 불가해 PCR 검사 전에 하러 오신다”고 설명했다.

이따금씩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도 검사를 받기 위해 찾아온다고는 했다. 병원 관계자는 “몇 주 전에 내가 앓았는데 그게 코로나였는지 궁금하다면서 검사받는 분도 계셨고,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뒤 항체가 형성됐는지를 알고 싶어 오신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이유로 검사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는 설명이다.

반나절 만에 나온 결과, 반전 없었지만…
검사 결과지.
검사 결과지.

결과는 당일 오후 3시 이후에 수령 가능하다고 안내받았다. 반나절 만에 항체 형성 여부와 과거 코로나19 감염 이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기자의 N검사 결과지에는 ‘Negative(0.317)’, 동행한 가족도 ‘Negative(0.076)’라고 쓰였다. 감염 이력도, 감염으로 인한 항체도 없다는 결과다. 네거티브 옆에 숫자는 0~0.9까지 음성으로 본다. 또 지난해 12월 21일경 모더나로 추가 접종을 마친 가족은 아직까지 항체가 있다는 의미의 ‘Positive(양성)’를 받았다.

결과지를 받기 전까지 ‘혹시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지만 반전 없는 결과였다. ‘만원 버스나 지하철에서 감염된 적이 있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이 한 방에 해결되면서도 백신 접종과 코로나19 감염 등 대가 없이는 항체를 쌓기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함께 검사를 받은 가족은 지난해 12월 모더나를 추가 접종하고 3개월의 시간이 흘렀으나 여전히 항체가 있다는 결과에 안도감을 느끼기도 했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정부는 국민들의 ‘항체 양성률’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르면 이달 중 시작될 예정으로, 항체 보유 비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사 대상은 소아와 청소년 포함 1만 명 규모다.

동수원병원 가정의학과 오병택 전문의는 “아직까지 중국 출국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검사자가 많이 없다”며 “(다수의) 국민을 대상으로 항체 조사를 실시하면 그 데이터를 가지고 조금 더 유의미한 값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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