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투입 후 확진된 장병들 방치”…또 軍인권침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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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16일 13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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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군단 측 “임시 시설에 대기 후 이동”

A 장병이 공개한 임시 격리시설. 육대전 페이스북
A 장병이 공개한 임시 격리시설. 육대전 페이스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군부대 내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한 가운데, 이에 따른 장병 인권침해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강원도 산불 진화 현장에 투입된 뒤 양성 판정받은 장병이 “열악한 격리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제보한 것이다.

강원도 8군단 소속 모 여단에서 복무 중이라고 밝힌 A 장병은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강원도 울진 삼척 부근 산불 현장에 투입된 이후 양성자가 나오자 확진자들을 타 부대의 격리소로 보냈다”고 지난 15일 올렸다.

A 장병은 확진 병사들의 거주 공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임시로 있는 격리소는 모두 컨테이너로 돼 있으며 내부 침상 위에는 신발 자국이 그대로 있다”며 “먼지와 쓰레기도 그대로다. 방치된 지 꽤 오래된 수준”이라고 했다.

이에 장병들은 가지고 온 휴지로 누울 자리만 닦은 채 모포를 깔고 누운 상태라고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화장실은 누수로 인해 이용이 불가능하고, 세탁기 또한 사용 불가능한 상태”라며 “도시락은 다 식은 상태로 불출된다. 병사들은 도움이나 지시도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8군단 측은 장병들의 불만에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밀접접촉자는 민간격리시설(콘도)로 이동시켜 관리하고 있으나, 당시 일시적인 수용인원 초과로 일부 인원을 임시 격리시설에서 이틀간 대기 후 이동시켰다”고 해명했다.

육군은 지난해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훈련병들의 양치나 샤워 등을 제한하는 방역방침을 시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또 같은 해에는 휴가를 다녀온 병사들이 PCR 진단 검사를 받고 예방적 차원에서 격리된 기간에 부실 도시락이 제공되면서 비난이 이어졌다.

한편 국방부에 따르면 전날 군내 확진자는 2291명 추가됐다. 추가 확진자는 육군 1625명, 공군 238명, 해군 190명, 해병 124명, 국방부 직할부대 96명, 합참 8명, 국방부 7명, 연합사 3명이다. 군내 누적 확진자는 4만652명이고, 이 가운데 격리 중인 확진자는 전날 기준 1만750명에 달한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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