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두렵다” 만 5~11세 소아 접종 반대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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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접종 앞두고 커지는 회의론
“아이들, 위중증 악화 확률 낮고 방역패스 중단돼 필요성 못 느껴”
온라인 커뮤니티 반대글 쏟아져

“소아도 접종” 하라는데… 15일 서울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소아(5∼11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31일부터 소아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상당수
 학부모는 자녀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뉴시스
“소아도 접종” 하라는데… 15일 서울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소아(5∼11세)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31일부터 소아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상당수 학부모는 자녀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뉴시스
“어른들도 접종 후 부작용에 시달리는 사람이 나오는데,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아이들이 만에 하나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겪을까 봐 걱정됩니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한모 씨(43)는 아들(9)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히지 않기로 결심했다. 한 씨 자신도 부작용이 걱정돼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데다 최근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가 중단되면서 굳이 백신을 맞힐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한 씨는 “아이들은 코로나19에 걸려도 위중증으로 악화될 확률이 낮다고 하니 구태여 부작용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달 말부터 소아(만 5∼11세)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상당수 부모는 자녀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선 집단행동 움직임도 일고 있다.

방역당국은 24일부터 소아 접종 예약을 받아 31일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은 소아백신의 유효성분 용량이 기존 백신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안전성을 믿고 접종에 동참해 달라고 밝혔다. 특히 만성 질환을 앓는 고위험군에게는 접종을 ‘적극’ 권고했다.

그러나 15일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아 접종에 반대한다’는 글이 쏟아졌다. 한 학부모가 “5∼11세 백신 접종 어찌해야 할까요?”라고 묻는 글에는 댓글이 42개 달렸는데 41개가 “맞히지 않겠다”는 취지였다. 일부 맘카페에서는 ‘소아 접종 반대’ 온라인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소아 접종을 철회해 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다수 올라왔다.

학부모들은 백신을 맞고도 확진되는 ‘돌파감염’이 많다는 점과, 걸리더라도 소아의 중증화율이 낮다는 점을 백신 접종 거부의 이유로 든다. 실제로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소아의 중증화율은 0.005%, 치명률은 0.001%다. 청장년층(중증화율 0.233%, 치명률 0.33%)에 비해 현저히 낮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도 “오미크론 변이 출현 이후 백신 예방 효과가 작고, 아이들이라고 백신 부작용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며 “고위험군은 백신을 맞는 것이 좋겠지만 다른 소아들은 접종 당위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정부의 권고가 단순 권고로만 그치지 않을 것을 우려한다. 학생들의 등교 전 자가검사키트 검사도 ‘권고’지만 상당수 학교에서 사실상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18세 청소년 접종 당시 반대 집회에 나섰던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소아 접종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규모가 이미 정점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소아 접종 도입이 ‘뒷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 교수는 “2차 접종까지 하고 항체가 형성되려면 최소 5주가 필요한데, 그때는 오미크론 확산세가 그치거나 확진자 규모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백신 접종 시기가 좀 늦었다”고 지적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김민환 채널A 기자
#백신 부작용#소아 접종#코로나#코로나 백신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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