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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설연휴 확진 2만명 예상… 당장 오미크론 대응체제로 전환해야”

입력 2022-01-24 03:00업데이트 2022-01-24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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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오미크론 대응단계’ 촉구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나온 23일 한 시민이 서울역 선별진료소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지난해 11월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작 당시 정부는 중환자 병상 가동률 75%를 ‘비상계획’ 기준으로 내놓았다. 중환자 병실이 4분의 3 이상 차면 일상 회복을 중단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일상 회복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며 불과 보름 만에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76.4%를 기록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즉시 일상 회복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3주가 지난 12월 6일에야 ‘수도권 6인, 비수도권 8인’으로 방역을 강화했다. 이틀 뒤인 8일 일일 확진자가 7173명으로 급증했고, 18일에는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어 의료 공백이 현실화됐다.

이후 2개월여 만에 방역당국이 다시 갈림길에 섰다. 이번엔 오미크론 변이 ‘대응 단계’ 전환 시점이 문제다. 이달 14일 발표 당시 정부는 “일일 확진자가 하루라도 7000명을 넘으면 대응 단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 기준은 22일 신규 확진자 7008명이 발생하며 충족됐다. 전문가들은 “4차 유행 때의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하는데, 정부는 또 머뭇거리고 있다.
○ 설 이후 하루 4만, 5만 예상… “당장 체계 전환을”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던 지난해 12월엔 하루 7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할 때 의료체계가 한계에 다다랐다. 오미크론 변이는 중증화율이 델타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오미크론 유행 시 일일 확진자 ‘한계점’은 당시의 4배 수준인 3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문제는 오미크론 변이의 폭발적인 전파력 때문에 곧 이 한계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 수가 일주일 만에 거의 ‘더블링’(2배) 됐다”며 “설 연휴(1월 29일∼2월 2일) 1만5000∼2만 명, 연휴 이후엔 4만, 5만 명의 일일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예상대로라면 의료 체계가 한계에 다다르기까지 남은 시간은 열흘 정도에 불과하다.

정부는 오미크론 대응 단계 전환을 미루는 모양새다. 방역 당국은 20일 전환 시점에 대한 기준을 ‘일일 확진 7000명’에서 ‘국내 발생 환자로만 평균 7000명’으로 바꿨다. 21일에는 “기계적인 비율뿐만 아니라 국민의 불편함과 수용성까지도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당장 오미크론 대응 단계로 전환해 설 연휴 이후 환자 폭증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의료계 “정부 준비 부족으로 시기 놓쳐” 비판
오미크론 대응 단계의 핵심인 의료기관 운영 체계를 정비하는 것도 시급하다. 경증·무증상 환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동네 의원과 호흡기전담클리닉의 역할을 강화하고, 감염병전담병원과 종합병원급 이상의 대형 의료기관은 위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당초 정부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세가 가파른 광주, 전남, 경기 평택시, 안성시의 호흡기전담클리닉 43곳만 26일부터 코로나19 진단과 치료를 맡기로 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654곳의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 중 음압시설이 있는 곳은 100여 군데에 불과하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음압시설이 없는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봐야 하는 상황까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선 의원들이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하고 싶어도 ‘24시간 당직 의사가 있어야 한다’는 식의 비현실적 지침이 가로막고 있다. 먹는 치료제 투약 시스템이 미비해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이 안 되는 것도 문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결국 사전 준비가 부족했던 탓에 정부가 방역체계를 전환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또 한 번 사후약방문식 조치가 될 것이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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