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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베어스타운 리프트, 역주행前 10차례 오작동…“주의 조치 없었다”

입력 2022-01-23 20:18업데이트 2022-01-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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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이용객 100여 명을 두려움에 떨게 한 경기 포천시 베어스타운 리프트 역주행 사고가 감속기 고장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포천시는 사고 직후 사고가 난 리프트를 포함해 스키장에 있는 리프트 5기 운영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경찰도 현장조사를 진행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3개월 전 ‘정상’ 판정…“감속기 파손 가능성”
오후 3시경 베어스타운 상급자 코스 슬로프 정상으로 올라가던 리프트가 7분 이상 멈춰 있다가 갑자기 뒤로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속도가 붙은 일부 리프트는 승강장에 이미 멈춰선 리프트와 부딪히기도 했다. 일부 이용객은 리프트 충돌 전 스키를 벗어 던지고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바닥에 얼음이 언 상태라 뛰어내리다 미끄러지거나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리프트가 멈춘 후에도 이용객 60여 명이 구조작업이 끝난 오후 5시 13분까지 최대 2시간 가까이 허공에 매달려 추위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 사고로 7살 어린이 1명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용객 40여 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사고가 난 리프트는 지난해 10월 한국교통안전공단 안전 점검 당시 ‘이상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리프트 운영 업체 관계자는 “1년에 한번 공단에서 나와 점검하는데 (사고 리프트는) 3개월 전에도 안전 점검을 마쳤다. 3개월에 한번 하는 자체 점검에서도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포천시는 23일 “사고 원인은 감속기 고장으로 추정된다”며 “운행 중이던 리프트가 갑자기 멈춘 후 스키장 측에서 비상엔진을 가동했는데 이후 역주행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업체 측도 감속기 내부 파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감속기가 밧줄을 잡아줘야 하는데 내부가 파손돼 잡아주지 못했을 수 있다”며 “사고 당시 이용객이 많아 하중과 가속이 많이 실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리프트 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고처럼 빠르게 역주행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라며 “기계 결함에 더해 조작상 미숙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고 전 멈춤 반복”…2005·2006년에도 사고
이용객들은 사고가 있기 한두 시간 전부터 리프트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오후 1시경 리프트를 이용한 정윤성 군(17)은 “리프트가 중간에 멈춘 후 아래위로 흔들리다 다시 가는 상황이 10차례 반복됐다”며 “리프트가 계속 멈추는데도 직원들이 어떤 안내도 안 했다”고 주장했다. 구본오 씨(29)도 “사고 전부터 10초, 15초씩 리프트가 멈췄다가 다시 출발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베어스타운 스키장은 이번 사고가 전에도 여러 차례 리프트 사고가 발생했다. 2006년 12월 리프트 2대가 7m 아래로 추락해 이용객 7명이 크게 다쳤다. 2005년 2월에도 1시간여 동안 리프트 운영이 정지돼 50여 명의 이용객들이 공포에 떨었다. 경찰은 현장 목격자들로부터 사고가 나기 며칠 전에도 리프트가 멈춘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자세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포천경찰서는 현장안전관리자 등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데 이어 조만간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합동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가와 크레인 등 별도 장비가 필요해 합동 감식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향후 확실한 안전이 담보될 때까지 운영을 중단하고 사고 원인이 밝혀지면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리겠다”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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