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미만 감염 새 뇌관으로…5~11세 접종 시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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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31일 0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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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0~9세 소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장 강력한 코로나19 예방책인 백신 접종은 현재 12세 이상만 가능해 이 연령대는 사실상 백신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다.

다만 5~11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백신 허가는 사전검토 중인데, 정식 허가까지 시간이 꽤 남은 상황이다. 백신 접종에 대한 적극성은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떨어지는데, 설령 허가가 나더라도 어린이 접종에 대한 국민 수용성도 숙제로 남아 있다.

◇11월 4주 2012명→12월4주 5421명…美서도 어린이 확진자 증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0~9세 확진자 추이가 가파르다. 방대본이 매주 월요일 발표하는 코로나19 주간 발생동향에 따르면 강화된 방역 조치와 3차 접종 등으로 전 연령군의 발생률(인구 10만명당 주간 확진자 수)은 감소했는데, 0~9세 연령층은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5주간 0~9세 연령층의 주간 발생률은 ‘11월4주 7.6명→12월1주 10명→12월2주 15.5명→12월3주 19.1명→12월4주 19.5명’으로 늘고 있다. 0~9세 연령층의 11월 4주차 누적 확진자는 2102명이었지만, 12월 4주차에는 5421명으로 늘어 2배 넘게 증가한 상황이다.

김기남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지역사회 접촉에 의한 감염이 늘고 있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집단감염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가 백신 접종의 틈새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들을 통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확산이 우려되는 오미크론의 전파력을 고려하면 어린이 감염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현상은 해외서도 발생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소아과 입원 환자수가 35% 증가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의 보고 이후 뉴욕시에서는 아이들의 입원 사례가 4배 증가했다. 입원 아이들 중 절반은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5세 미만 아동이다.

◇당국, 5~11세 임상 자료 사전 검토…이르면 내년 1분기 허가날 듯

사실 0~9세 연령층은 코로나19 감염에도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가능성은 적다. 30일 0시 기준으로 위중증 환자도 대부분 60세 이상 고령층에 몰려있고, 20대 이하로 내려오면 20대가 5명, 10대 2명, 10세 미만은 한명도 없다.

그러나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소아 사망자도 조금씩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월 30일 10세 미만 사망자 1명이 첫 발생한 이후 30일 0시 기준 누적 사망 3명을 기록 중이다. 확진자 규모 자체가 커지면 낮은 치명률·중증화율도 의료체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이들은 대부분 학교나 유치원 등 교육기관을 이용해 집단감염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고, 조부모가 육아를 돕는 경우라면 고령층의 감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현재 만 12세까지 실시중인 백신 접종도 만 5~11세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일부터 화이자의 5~11세 어린이용 코로나19 백신 허가를 위한 임상 자료를 사전 검토하고 있다. 성인 용량의 3분의 1 수준인 1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그램)을 투여한 임상시험으로 얻은 면역원성 및 안전성 결과 자료다.

김헌주 질병관리청 차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도 국외와 마찬가지로 접종하지 않은 소아에서 확진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소아 접종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소아접종 계획은 백신 도입 진행 상황에 따라 별도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어린이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질병청에서는 어린이 백신 접종 여부도 미리 검토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 등에서는 5~11세 백신 접종을 실시 중이어서, 우리 정부도 곧 5~11세 대상 백신 접종을 허가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코로나19 백신 허가와 국가 출하 심사 기간 등을 고려하면 백신 심사에 2달가량이 걸려 이르면 내년 1분기 안으로 접종이 가능할 전망이다.

◇어린 연령대 접종률 낮아…“수용성 검토해 준비”

다만 소아 백신 접종의 수용성은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실시 중인 12~17세 소아 청소년의 1차 접종률은 73%, 2차 접종은 49.1%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낮은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17세 접종률은 1차 88%, 2차 71.8%로 성인과 유사한 수준인 반면, 12세는 1차 49.2%로 절반도 안맞았고, 2차 접종도 21.9% 수준에 그친다.

백신 접종에 대한 이상반응 보도가 이어지면서 부모 입장에서는 쉽사리 아이에게 접종시키긴 어려운 것이다.

30일에도 소아청소년 중 백신 접종 이상반응으로 사망한 사례가 1명 늘어 3명이 됐다. 기존 사망자가 18세 고3 연령인데 반해 이번에 추가된 연령은 만 16세 학생이어서 우려를 더했다.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관련 역학조사 및 인과성을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아 확진이 늘고 있는 만큼 백신 접종 허가는 열어줄 수밖에 없지만, 청소년 방역패스 같은 강한 접종 권고보다는 완전히 자율에 맡기는 선택적 접종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신 10세 미만 확진자는 대부분 가정 내 어른 감염자를 통한 감염 원인이 큰 만큼 거리두기 등 방역을 통해 지역사회 전체 감염을 줄여서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어린이까지 접종 확대를 해도 선택권을 넓혀서 해야 한다. 백신을 못 맞으면 학원을 못 가게 하는 등 강제성을 부여해선 안 된다”며 “아이들이 감염되는 건 결국 지역사회 감염이 많아서다. 지역사회 확산을 막을 방역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5~11세 접종 계획과 관련 “소아 접종의 효과와 안전성, 소아 부모의 수용성과 관련 연구 결과를 검토해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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