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완료율 80% 도달해도 부스터샷 미루면 ‘말짱 도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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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4일 0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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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첫 날인 1일 부산의 대표 번화가 부산진구 서면 일대의 한 고기집 입구에 ‘사적모임 제한 완화’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위드 코로나’ 첫 날인 1일 부산의 대표 번화가 부산진구 서면 일대의 한 고기집 입구에 ‘사적모임 제한 완화’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방역 완화 등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돌파감염’에 의한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돌파감염이란 코로나19 예방백신을 접종 완료했는데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말한다. 백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방어효과가 떨어지는데, 돌파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이른바 부스터샷으로 불리는 추가접종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이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기본 접종과 달리 추가접종에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 대유행 우려 속에서 또 다른 문제를 빚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가접종의 필요성을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위드코로나, ‘확진자 폭증’ 필연…돌파감염도 증가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코로나로 전환되면서 확진자는 최소 수천 명, 많게는 2만 명까지 늘 수 있다고 진단한다. 예상치는 각기 다르지만, 분명히 증가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특히 고강도 방역규제는 이미 풀린 상태고, 사람들의 방역 긴장감도 크게 떨어져 있다. 여기에 더해 바이러스의 활동이 왕성한 추운 겨울로 접어들면서 많은 사람이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에 노출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위드코로나 확산세를 저지할 1차 방어수단은 ‘예방접종’이지만 백신 예방효과는 100%도 아니고 영원하지 않다. 따라서 접종하더라도 감염될 수도 있다. 돌파감염 확진자가 발생하는 데는 접종완료자가 코로나19와 공존하며 발생하는 현상이다. 접종완료율이 100%면 신규 확진자 모두 돌파감염 사례가 된다.

실제 돌파감염 사례는 최근 3개월 사이 5배 늘었다. 8월 4주부터 10월 2주까지 돌파감염률 추이는 6.7%→8.6%→11.8%→ 17.1%→20.9%→22.9%→27.7%→33.5%로 증가했다. 기본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라 면역 효과는 떨어지는데 전파력 강한 델타 변이마저 유행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최근 1주간(24~30일) 코로나19 돌파감염 추정사례가 3118명 늘어 누적 2만3072명을 기록했다며 “지난달 31일 신규 확진자 646명 중 49.4%인 319명은 돌파감염 사례다. 서울 지역의 돌파감염률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지난 2월부터 시작돼 초기 접종완료자는 이미 6개월이 지난 데다 당시 감염에 취약한 고령자가 맞았던 만큼 이들 중심으로 돌파감염 사례가 확인된다. 전남 고흥의 노인센터, 경남 창원과 거제 요양병원, 서울 강북 요양병원과 노원구 상계 백병원 등에서 돌파감염이 이어졌다.

다만 당국은 돌파감염이 되더라도 기본접종을 받은 만큼 위중증-사망을 90%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미접종자나 불완전 접종자보다 위중증, 사망할 일은 극히 적다는 의미다. 그러나 백신효과를 오래 유지하고 감염 취약자를 보호하려면 추가접종을 받도록 해야 한다. 미접종자의 접종 독려 못지않게 중요한 셈이다.

앞서 당국은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소자, 50세 이상, 면역저하자, 기저질환자, 얀센백신 접종자에 추가접종을 시행하기로 했다. 면역저하자와 얀센백신 접종자의 경우 접종완료 2개월 후, 이외 대부분은 접종완료 6개월 후 추가접종을 계획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요양병원 환자·요양시설 입소자와 고위험군에라도 추가접종 주기를 앞당기자는 의견을 냈고, 정부는 우선 요양병원·시설의 종사자와 입소자에 대해 추가 접종을 4주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기본접종을 하고 6개월 뒤에 맞을 수 있는 부스터샷을 한달 앞당겨 접종하기로 한 것이다.

일부 시도는 이미 시행 중에 있었는데, 백신접종센터 등의 mRNA 백신 보관분을 우선 활용해 요양·정신병원(자체접종), 요양시설(방문접종)을 신속 시행한다.

추가접종 대상자 확대 © News1
추가접종 대상자 확대 © News1

◇ “추가접종 왜 받아야 하나” 시큰둥…정부가 국민 설득 나서야

돌파감염과 이를 막기 위한 ‘추가접종’ 중요성이 대두되는데, 또 다른 문제는 일반 국민 반응이 시큰둥하다는 점이다. 여전히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가 크고 추가접종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추가접종은 ‘권고사항’이다. 정부도 접종완료자의 개념, 이른바 ‘방역패스’ 대상자를 백신별 권장 횟수대로 기본 예방접종을 마친 이로 정하고 있어 추가접종을 하지 않더라도 불이익은 없다. 대유행 우려 상황에서 정부가 추가접종을 비롯한 예방접종 정책은 지속해서,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얀센백신 접종자인 회사원 박모 씨(33·서울 송파구)는 추가접종을 받지 않겠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위중할 가능성보다 백신을 맞아 위중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했다.

박 씨는 “백신접종이 위험해 보이고, 믿을 수 없다. 얀센 접종을 받았을 때 평소에 없던 흉통을 느낀 적도 있다. 앞으로 주기적으로 계속 맞으라 할 텐데 부작용이 몸에 누적되지는 않을지, 검증된 연구도 없어 보여 불안하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에 대한 의향을 조사한 결과 긍정적 의사는 55.6%, ‘의향이 없다’ 의견은 33.4%로 나타났다. 기본접종 의향에 대한 여론조사가 70~80%를 상회했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맞으면 안전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데 위험한 생각이다. 3600만명이 접종 완료했어도 초기 접종자는 효과가 많이 떨어져서 백신 접종률 70%를 담보 못한다”며 “계절적 요인, 국민의 경각심 저하, 마지막 보루인 마스크를 벗는 상황이 맞물리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 돌파감염을 막기 위한 부스터샷 연령은 낮아질 것”이라며 “일반 성인도 결국 추가접종할 것이고 확산을 막기 위해 빠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추가접종을 꼭 해야 하는 대상군이 있지만, 돌파감염이 걱정되지만 자율적으로 맞을 대상군으로 나뉜다. 다만 접종 계획을 처음 세우던 올해 2월과 달리 지금은 델타 변이의 유행으로 돌파감염 우려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백 교수는 “얀센을 한 번이라도 맞은, 젊은 사람이라면 위중증·사망은 예방할 수 있다. 의무적으로 맞으라고 할 수는 없지만, 본인 차례에 맞는 게 좋다”며 “백신을 선택해 맞을 수도 있고, 자율에 맡겨야 한다. 다만 위드코로나 시대인 만큼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접종 참여에 관심을 갖도록 정부가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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