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부정 절반은 교수 자녀·지인 논문 등재…“징계는 솜방망이”

뉴스1 입력 2021-10-14 09:12수정 2021-10-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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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문 전경. /뉴스1 © News1

서울대 의과대학 A교수는 자신이 실험실 책임자로 있던 2007년 1, 2학기 동안 자신의 자녀를 3편의 의학 논문 공저자로 등재했다. 하지만 1년 동안 A씨 자녀가 실험에 참여한 횟수는 13일에 불과했다.

의과대학 B교수는 자신의 자녀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동료 C교수를 자녀에게 소개시켜주고 자녀가 논문 공저자에 포함되도록 관여했다. 수의과대학 D교수는 자신의 제자이자 동료 교수인 E교수에게 자신의 자녀를 실험실 인턴으로 해줄 것을 부탁하고 논문 공저자에 포함되도록 요청했다.

1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서울대연구진실성위원회 미성년공저자 연구부정 판정논문 결정문’ 자료를 보면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미성년 공저자 논문 22건 가운데 9건이 서울대 교수 자신이나 동료 동료 교수 혹은 지인의 자녀 공저 논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본인의 자녀(4건)’와 ‘동료 교수의 자녀(5건)’를 공저자로 등재시킨 사례만 9건으로,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지인 자녀’ 등재 사례 등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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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농업생명과학대학 F교수는 자신의 실험실에서 연구원들이 수행한 미생물학 관련 실험논문에 딸과 딸의 친구를 공저자로 등재시키고 동료 교수에게 책임저자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연구 부정 판정을 받은 교수들은 “(내가) 책임저자가 될 경우 학생과 부녀지간인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저자에서 빠지겠다”고 하거나 조사과정에서 미성년 저자가 동료 교수의 자녀임을 밝히지 않다가 조사위 면담 과정에서 비로소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중대한 연구부정 사실이 확인돼도 서울대의 징계는 ‘경고’에 그쳤다. 연구윤리 위반에 따른 교원의 징계시효가 3년이라 대부분 징계가 불가능했지만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경고’처분을 줬다는게 서울대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연구부정을 저지른 교수에 대한 서울대의 사후조치는 경고 10명, 주의 3명이 전부였다.

다만 앞으로는 자녀 부당저자 등재 등 연구 부정행위의 징계 시효가 3년에서 10년으로 확대된다. 앞서 서울대는 9월30일 평의원회 제18차 본회의에서 이같이 개정하는 내용의 ‘서울대학교 교원 징계규정’ 일부 개정 규정(안)을 심의한 바 있다.

서 의원이 전국 40개 국립대학으로부터 제출받은 미성년 공저자 논문 검증 현황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립대학에서 45건의 연구부정 논문이 발견됐고 서울대는 이중 22건으로 전체의 48.8%를 차지하고 있다.

서 의원은 “서울대 교수들은 연구에 정당한 기여를 하지 않은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올리거나 동료 교수에게 부탁하거나 친인척·지인의 자녀를 올려주는 사실상 특혜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윤리를 외면한 것은 교수들이지만 대학이 소속 교원과 연구윤리 관리에 책무성을 더 가져야 한다”며 “부정행위에 대한 엄정한 징계는 물론 국가 연구과제 참여 제한 조치 등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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