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불합격자가 합격자로’…구멍뚫린 입시정보시스템

  • 뉴시스
  • 입력 2021년 9월 30일 1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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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대학원생 입학과정에서 오류와 비유가 잇따라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국회의원이 UNIST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학교측은 2021년도 전기 대학원 입시에서 최종면접에 불합격한 지원자를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UNIST 입학팀장이 2020년도 전기 일반대학원 입시에 지원한 자신의 자녀 입학 서류를 열람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정 의원에 따르면 UNIST는 2021학년도 석·박사 통합과정에 지원한 A씨를 최종면접에서 ‘전공 세부 지식 부족, 면접 내용을 잘 인지 못하고 답변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붙여 불합격으로 결론을 냈지만 합격 처리해 A씨는 현재 재학중이다.

A씨가 지원한 학과 행정실은 입학팀에 이 같은 결과를 공문으로 송부하면서 ‘불합격’ 결과를 통보했다. 하지만 입학팀 직원 C씨는 A씨가 입시정보시스템(SAP)에 ‘합격’으로 입력돼 있다는 이유로 공문은 고려하지 않은 채 최종합격자로 처리했다.

현재까지 입시정보시스템의 지원자 데이터 변경 이유가 확인되지 않아 지원자 결과가 뒤바뀐 경위는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또 UNIST 입학팀장 B씨는 직전 해 지원한 자신의 자녀 입학전형 주요 서류를 열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접수 마감 기한이 지난 이후 상급자에게 아들의 지원 사실을 보고하고 대학원 입시업무에서 배제됐다.

하지만 입학팀 C씨는 주요 입학문서 결재라인에 B씨를 포함시켰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자신의 아들의 서류평가 결과 내용이 담긴 문서를 포함해 6회 이상 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공문에는 지원자 인적사항, 합격 여부, 종합평가등급, 평가의견 등이 함께 첨부돼 있다.

이로 인해 UNIST의 SAP 관리문제가 제기되자 학교측은 자체감사를 벌여 시스템을 보완했다. 실제로 SAP 모든 데이터는 합격 여부, 합격 유형을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었고 변경자나 변경이력, 변경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로그 기록도 남지 않았다.

자체 감사 직전까지 주요 입시데이터가 누군가에 의해 임의로 조작되거나 왜곡될 수 있는 환경이란게 정 의원의 지적이다.

UNIST 측은 A씨의 입학 자격 판단 여부에 대해 “학생의 입학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확인된 만큼 취소 시 민사배상 및 학생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게 될 수 있다”며 “현재 지도교수도 A씨의 연구능력이나 학업 수행 전반에 대체적으로 만족한다”고 해명했다.

또한 “입학 업무를 맡은 B씨와 C씨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결정했다”면서 “SAP 데이터에 접근 기록이 자동으로 남도록 시스템을 수정 보완했다”고 덧붙였다.

정필모 의원은 “현재까지 어떤 경위로 지원자 정보가 바뀌었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등 입시 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져 왔고 이에 따라 최종면접에서 떨어진 다른 지원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이라며 “입시결과의 조작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입시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 및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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