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법무부 ‘발찌 공조 부실’로 놓친 성폭행범… 2년째 못잡아

박종민 기자 입력 2021-09-01 03:00수정 2021-09-0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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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발찌 착용자인 줄 모른채 수사
울산서 경주로 달아나 발찌 끊자
법무부, 뒤늦게 행적 파악해 알려줘
범행 10시간 지나 검거 기회 날려
경찰과 법무부가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한 채 성폭행을 저지르고 도주한 60대 남성을 2년 가까이 검거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직후 경찰과 법무부의 공조가 미흡해 검거 기회를 놓친 이후 아직까지 범인을 잡지 못한 것이다.

31일 울산중부경찰서는 “강간치상 혐의로 수배 중인 60대 남성 A 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실에 따르면 A 씨는 2019년 10월 25일 오전 8시 10분경 자택에서 전자발찌를 찬 상태로 이웃 여성을 성폭행하고 도주했다. 전과 10범인 A 씨는 강도 등 혐의로 8년가량 복역하다 2017년 9월경 지병 치료를 위해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다.

경찰은 A 씨를 추적하며 전자발찌 부착자라는 사실은 파악하지 못하고 폐쇄회로(CC)TV 분석과 주변 탐문에만 집중했다. 전자발찌 부착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법무부 보호관찰소와 공조했다면 A 씨의 위치를 신속히 파악할 수 있었지만 10시간이 넘는 검거의 ‘골든타임’을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그 사이 A 씨는 경북 경주까지 도주해 전자발찌를 끊었다. 경찰은 A 씨가 범행 후 달아난 지 10시간 반쯤 지난 그날 오후 6시 49분경에야 법무부로부터 “A 씨의 전자발찌가 경주에서 훼손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찰과 법무부는 전자발찌 부착자에 대한 정보를 형사사법포털(KICS)을 통해 공유한다. 경찰이 이 시스템을 통해 관련 정보를 조회하려면 결재 및 승인 등의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해 일선 경찰관의 활용도는 높지 않다. 전자발찌를 끊기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피의자 강모 씨(56)를 추적했던 경찰 역시 강 씨가 자수하기 전까지 그의 범죄경력을 조회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자발찌 부착자에 한해 법무부와 경찰의 상시 정보 공유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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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A 씨에 대한 전자감독 기간(3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A 씨를 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31일 기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해 수사기관의 수배를 받고 있는 대상자는 A 씨를 포함해 3명이다. 지난달 21일 전남 장흥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상태다. 6월에는 가석방을 받아 호송되고 있던 사기 전과자가 도주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발찌 공조 부실#검거기회#성폭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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