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황령산에 2024년까지 ‘봉수전망대’ 짓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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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유원지 개발 업무협약 체결
시민단체 “공공자산으로 보존해야”

부산 황령산 유원지가 본격 개발된다. 황령산 유원지는 부도 난 스키장이 10년 넘게 방치돼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았다.

부산시는 대원플러스그룹과 ‘황령산 재생 사업 추진을 통한 부산 관광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업무협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황령산 유원지 일원 23만2632m² 부지에 높이 500m의 봉수전망대를 2024년까지 조성한다는 게 핵심이다.

해발 427m의 황령산은 연제구, 남구, 수영구에 걸쳐 있어 시민 접근성이 뛰어나고 야경 명소로 인기가 높다. 대원플러스그룹은 전망대와 컨벤션 기능을 포함한 복합문화전시홀, 박물관, 부산 노포음식문화체험관, 복합문화예술공유센터, 부산여행자센터 등 관광 문화공간 건설을 구상 중이다. 업체 측은 “부산의 새 관광 랜드마크로 1800개 넘는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케이블카 형태의 2층 버스인 ‘로프웨이’도 설치한다. 540m 길이로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서면에서 전망대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업비는 총 2000억 원. 인근에 흉물로 방치된 스키장 ‘스노우캐슬’의 정비 사업까지 진행되면 사업비가 1조 원으로 늘어난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스노우캐슬은 2008년 사업자 부도로 영업이 중단됐지만 각종 소송과 복잡한 지분 구조 탓에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부산시는 황령산 유원지가 조성되면 국제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박형준 시장은 “황령산 봉수대 야경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최고의 관광자산이다. 시민이 즐겁게 이용하고 국내외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환경단체는 반대하고 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환경회의, 부산참여연대 등은 공동 성명서를 내고 “황령산은 부산의 허파로 기후위기 시대의 탄소중립을 위해 보존해야 할 주요한 산지”라며 “개발업자와의 업무협약을 파기하고 황령산을 부산시민의 공공자산으로 보존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환경 훼손의 우려를 불식시킬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시민과 소통하고 사업 내용을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 황령산#유원지 개발#봉수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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