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억공간’은 2019년 4월12일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고 새롭게 조성한 추모 공간이다. 5년간 설치됐던 천막 14동을 모두 철거하고, 천막의 절반 규모의 목조건물로 조성했다.
당시 서울시와 유가족은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일정에 따라 2019년12월까지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유가족과 협의해 철거를 지난해 말로 미뤘고, 광화문 재구조화 공사가 본격 시작된 만큼 기억공간 철거 시점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족 측은 지난 17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지만, 오 시장은 “정치가 아닌 행정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서울시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시는 기억공간에 있던 사진·물품 등은 서울기록원에 임시 보관한 뒤 2024년 5월 경기도 안산시 화랑공원에 추모시설이 완성되면 다시 이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기억공간을 철거하는 대신 새로운 광화문광장에 기념 식수나 표지석 등으로 기념하자고 유가족 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족 측은 시민들이 방문해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새롭게 조성되는 광화문광장은 지상에 아무런 구조물이 없는 보행광장으로 조성된다”면서도 “기억공간은 철거하지만, 보행광장의 성격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바닥에 표지석을 새기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에 있던 ‘기억의 공간’이 철거돼도 세월호 희생자들을 잊지 않기 위해 서울도서관 3층 서울기록문화관에 상설 추모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현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휴관 중이지만, 콘텐츠 감상·추모·전시 등이 가능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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