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 안오고 포스텍 석사되는 이집트 학생들

최예나 기자 입력 2021-07-21 10:36수정 2021-07-21 10:5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포스텍 총장(왼쪽)과 하짐 파미 주한이집트대사.
해외 우수 학생들이 한국에 한 번도 오지 않고 100% 온라인으로 한국 대학의 전문석사 학위를 받는 길이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일반화된 한국의 원격 수업을 활용하는 것이다.

포스텍(포항공과대)이 최근 이집트 정부와 ‘디지털 이집트 개발자 양성사업’(Digital Egypt Builders Initiative, DEBI) 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2월부터 이집트 학생에게 온라인으로 ‘인공지능·데이터사이언스 전문 공학석사’ 과정(DEBI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학생들은 이집트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포스텍 학위를 받게 된다.

● 한국 안 오고 한국대학 석사
지난해 교육부는 일반 대학에 대한 원격수업 규제를 없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일반 대학은 원격수업을 전체 교과목 학점의 20% 이내에서만 개설할 수 있었지만, 이를 100%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일반 대학이 온라인으로 석사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것도 허용했다.

일부 대학이 관심을 보이면서 ‘100% 온라인 석사’ 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하지만 해외 국가와 협약까지 맺고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건 포스텍이 처음이다. 포스텍은 교육부가 일반 대학의 온라인 학위과정 승인을 위한 기준안을 만드는 데로 DEBI 프로그램 승인 심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주요기사
코로나19로 시작된 원격수업은 질 저하 문제와 더불어 오프라인 수업보다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원격수업은 잘 활용하면 국내 대학이 세계로 무대를 넓힐 수 있는 기회다. 이집트 역시 학생들이 해외로 직접 나가면 지원 비용이 많이 들지만, 원격수업을 들으면 훨씬 저렴해지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과학 선진국 발돋움 기회 될 것”
포스텍이 DEBI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건 지난해 7월 하짐 파미 주한 이집트 대사가 포스텍을 방문하며 제안해서다. 이집트 정보통신기술부는 인공지능, 데이터 사이언스, 로봇공학, 사이버 보안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 이집트는 18~29세 인구의 20%(50만여 명)가 정보기술(IT) 분야 전공일 정도로 IT가 급성장하고 있다. 이집트는 우수한 학부 졸업생을 해외 유명 대학에서 길러내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캐나다 오타와대와 올 3월 협약을 맺었고 아시아에선 포스텍이 파트너가 됐다.

내년 2월부터 매년 최대 75명의 이집트 학생이 포스텍에 온라인 입학한다. 이집트가 1차적으로 학생을 추천하고, 포스텍이 직접 평가하고 선발한다.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3학기 동안 30학점 수업을 듣는다. 여름방학 없이 진행해 1년에 완성할 수 있다. 이집트 정부가 “이집트 현실에 딱 맞게 맞춤형으로 교육시켜 달라”고 주문해 포스텍은 서영주 정보통신대학원장을 위원장으로 교수 9명이 이집트 특화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여기엔 △머신러닝 △데이터 마이닝 △딥러닝 △VR 등의 수업이 개설될 예정이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해외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포스텍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점차 늘릴 것”이라며 “지한 혹은 친한파 학자를 늘려 한국이 과학 선진국으로서 위상을 확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파미 대사는 “포스텍을 통해 AI와 빅데이터 분야의 엘리트 이집트 엔지니어를 양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