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시신과 함께 석달 지낸 두 딸…“지병 앓다 숨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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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25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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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경기 시흥 한 아파트에서 60대 부부의 시신이 부패한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이들 부부와 함께 살던 두 딸을 조사한 결과 부부가 지병을 앓다 숨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숨진 A 씨 부부는 수년째 지병을 앓았다. A 씨는 고혈압, 그의 아내 B 씨는 당뇨병 등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 씨 부부는 지난 22일 오전 10시 50분경 이들의 집을 찾은 경매 집행관에게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시 A 씨 부부의 딸들이 문을 열어줬고, 집 안으로 들어간 경매 집행관이 거실과 안방에서 각각 쓰러져 있는 A 씨와 B 씨를 보고 112에 신고했다.

A 씨 부부는 이미 숨져 있었고, 시신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경찰은 시신에서 골절 등 외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에 미뤄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보고 있다. 부부가 지병이 악화해 사망한 뒤 방치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선 고혈압, 당뇨병과 관련한 약봉지가 곳곳에서 나왔다. 부부는 최소 석 달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신 부검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정확한 사망 원인과 시점 등을 특정할 수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 부부의 두 딸은 각각 20대, 30대로 타인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장애 판정을 받은 기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딸들은 경찰 조사에서 “갑자기 돌아가신 게 믿기지 않아서 신고하지 못했다”며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먼저 돌아가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 씨 가족은 A 씨가 정년퇴직한 이후 연금으로 생활을 꾸려왔다. 또한,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5000만 원을 갚지 못해 집은 경매로 넘어간 상태였다.

남겨진 자매는 시흥시로부터 당분간 머물 임시 숙소를 제공받아 생활할 예정이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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