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승객 감소로 운영 중단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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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승객 급감하며 경영난
터미널운영사 철수 의사 밝혀
임대료 감면-정부지원 없을 땐 내달부터 운영 중단될 수도

운영 중단 위기를 맞고 있는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전경. 울산시 제공
운영 중단 위기를 맞고 있는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의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터미널 운영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승객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터미널 운영사는 계약기간인 이달 말까지 지원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사업을 철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7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산 남구 삼산동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을 위탁 운영 중인 ㈜울산정류장이 가중된 경영난으로 사업 철수 의사를 최근 시와 터미널 부지 소유주인 롯데쇼핑에 통보했다. 울산고속버스터미널은 당초 남구 신정동에 있었으나 2001년 현재의 삼산동으로 이전했다. 고속터미널 바로 옆 시외버스터미널은 1999년 중구 우정동에서 삼산동으로 옮겨왔다. 터미널은 롯데그룹 계열인 ㈜롯데쇼핑이 백화점과 호텔을 함께 건립해 ㈜울산정류장에 운영을 맡겨 지금에 이르고 있다.

울산정류장이 사업 철수 의사를 밝힌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승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3월 고속버스 승객은 4만9574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8만7926명)보다 3만8352명(44%)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외버스 승객은 21만732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만38명(38%)이 줄었다.

승객 감소로 터미널 사업의 주 수익원인 매표 수수료 수익도 같은 기간 4억2234만 원에서 2억7360만 원으로 약 1억5000만 원 감소했다. 울산정류장은 필수 인력을 제외한 인원을 대폭 줄이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매표 수수료 수익 감소로 적자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울산정류장 측의 지원 요청을 받은 시는 국토교통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전국적인 현상으로 울산에만 지원할 수 없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무산됐다. 결국 울산정류장은 이달 말 계약 갱신을 앞두고 롯데쇼핑에 위탁 운영 포기 의사를 밝혔다. 롯데쇼핑은 월 임대료 감면안을 제시했지만 울산정류장의 철수 의사는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롯데쇼핑은 전국의 터미널사업 운영사를 대상으로 대체 위탁 운영사 모집에 나서 4개 업체에서 제안서를 받았다. 롯데는 기존 울산정류장을 포함해 5곳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획기적인 경영개선방안이 도출되지 않아 터미널 운영사가 선정되지 못할 경우 자칫하면 다음 달부터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운영이 중단될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운행 감축을 하기 전까지 울산 터미널에서는 고속버스가 하루 140회, 시외버스가 하루 730회 운행했다.

여기에 고속·시외버스 승객 편의와 도심 교통난 해소를 위해 추진했던 울산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의 외곽 이전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시가 2021년 수립한 도시교통정비계획에는 울산 서부권과 북부권으로 나눠 터미널 이전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터미널 부지 소유주인 롯데쇼핑에 대한 특혜설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울산시 관계자는 “터미널 운영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임대료 추가 감면과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을 건의해 놓았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고속버스터미널#시외버스#승객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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