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노쇼 2%뿐… 앱 신청보다 병원 예비명단이 유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8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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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4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27일 예약이행률은 98%로 집계됐다. 예약자 100명 중 98명은 예정대로 접종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상반응에 대한 불안감에도 접종 기대감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예약 변경이나 취소가 적다 보니 이른바 ‘노쇼(no-show·예약 불이행) 백신’으로 불리는 잔여 백신 물량은 2%에 불과했다. 적극적인 접종 희망자가 초기에 몰리는 걸 감안하면 잔여 백신 물량은 당분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잔여 백신을 맞는 건 더 어려울 전망이다. 28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7일 잔여 백신 접종자는 약 6만2000명. 이중 93.5%가 예비명단 대기자였다. 동네 병의원(위탁의료기관)에 전화하거나 찾아가 직접 예약한 경우다. 반면 네이버나 카카오 앱에서 당일 예약 후 접종자는 4229명이었다. 위탁의료기관 1곳당 0.33명이다.

현재 대부분의 위탁의료기관은 잔여 백신이 나와도 예비명단 대상자를 우선 접종한다. 이 때문에 병의원마다 ‘예비명단에 올려 달라’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의원 관계자는 “28일 오전에만 10명 가까이 새로 명단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 곳의 예비명단 인원은 160명이 넘는다. 주택가 병의원 상황도 비슷하다. 대형 아파트단지 옆에 있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의원도 “예비명단에 30명 정도 올라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스마트폰 앱 예약자를 위해 예방접종등록시스템에 입력할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 것이다.

앱을 이용한 당일 예약은 27일부터 2주간 시범운영을 거쳐 다음 달 9일 정식으로 운영된다. 정부는 이 때까지 실시간 당일 예약 방식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병의원들은 당분간 앱으로 잔여 백신을 기다리기보다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게 접종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앱을 통해 잔여 백신 당일 예약에 성공해도 ‘페널티’ 제도를 주의해야 한다. 당일 예약 후 연락 없이 맞지 않으면 이후로는 앱을 통해 예약할 수 없다. 또 초기에는 당일 예약에 성공해도 전화로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27일에도 일부 병의원에서 잔여 백신 물량을 시스템에 잘못 입력해 혼선이 빚어졌다.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7일 하루에만 71만1000명이 예방접종을 받은데 이어 28일에도 오후 5시 기준 57만3000명이 백신을 맞았다. 1차 접종자가 보면 각각 65만7000명과 51만3000명이다. 이틀간 약 117만 명이 새로 접종을 받은 것이다. 이로써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은 520만4000명으로 집계돼 접종률이 10%를 넘었다. 28일 기준 연령대별 사전예약률은 △70~74세 71.7% △65~69세 67.5% △60~64세 58.4%다. 고령층 사전예약은 6월 3일 마감된다. 이 때 예약을 하지 못하면 잔여 백신 당일 예약을 해야 하거나 모든 연령층 접종 이후에 맞을 수 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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