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집 화장실서 출산한 30대 엄마…아기-산모 구한 119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8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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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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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의 양수가 터졌습니다. 도와주세요.”

17일 낮 12시 38분경 인천시소방본부에 다급한 목소리로 출동을 요청하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한 일식집에서 출산을 앞둔 A 씨(30)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던 남편의 전화였다. A 씨는 이날 오전 9시경 진통을 느껴 평소 다니던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출산 예정일이 다음달 2일로 보름가량 남아 있어서 가진통이라는 진단을 받고 식사를 하려 이 식당을 찾았다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다.

신고를 접수한 인천시소방본부는 관할 남동소방서 구월119안전센터에 출동 지령을 내렸다. 황인민 소방장(40) 등 구급대원 3명이 약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A 씨는 이미 화장실에서 아기를 출산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급대원들이 왔을 때 신생아는 몸이 축 쳐져 있고 울지도 않아 상황이 심각했다. 이에 흡입기를 이용해 아기의 입속에 있던 양수 등을 제거하는 등 응급처치를 취하자 아기는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구급대는 119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지도를 받아 신생아의 탯줄을 잘라낸 뒤 신속하게 A 씨와 아이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현재 둘 다 건강한 상태로 알려졌다.

현장을 지휘했던 황 소방장은 “평소에도 이런 상황에 대한 특별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임산부와 신생아에 대한 응급처치를 실시했다”며 “산모와 아이를 안전하게 병원으로 옮긴 뒤 A 씨의 남편도 셋째 아이를 구해줘서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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