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200명은 죽여야” 등산객 묻지마 살해범 일기장엔…

박태근 기자 입력 2021-05-12 14:24수정 2021-05-1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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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식도 없는 등산객을 흉기로 49차례 찔러 살해한 2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1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23·남)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었다.

이 씨는 지난해 7월11일 낮 12시50분경 강원 인제군 북면의 한 등산로 입구에서 살인대상을 물색하던 중 차량 안에서 자고 있던 한모 씨(50대·여)에게 다가가 목 등 49곳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두 사람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지난해 11월6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이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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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재판에서는 이 씨가 일기장에 쓴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일기장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례하다’, ‘인간은 절대 교화될 수 없다’, ‘그 누구도 살아 있어서는 안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심판하고 다 죽여버릴 권리가 있다’, ‘닥치는 대로 죽이긴 하겠지만 기본으로 100~200명은 죽여야 한다’는 내용들이 쓰여있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초등학생 때부터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지속해 20살 무렵에는 살해 대상을 찾는 등 범행계획을 구체화 했다”며 “재범 위험성이 높아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할 필요성이 크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이씨는 ‘심신미약’,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도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지난 3월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 측은 1심과 마찬가지로 법정 최고형인 사형과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 최후진술에서 “할 말이 없다”던 이 씨는 항소심 재판에서는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죄송하다. 이상이다”고 짧게 말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범행 직후에도 아무런 충격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은 채 계속해서 살인 범행을 결심하는 등 믿기 힘든 냉혹한 태도를 보였다”며 “뒤늦게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죄의 뜻을 표시했으나 진정으로 속죄하고 참회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피고인이 사회에 복귀할 때 어떤 점이 발생할지 예상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피고인과 검사 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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