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코로나 위기, 나눔으로 이겨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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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마중물 냉장고’‘권분운동’ 등 맞춤형 복지사업, 저소득층에 버팀목
구례군 ‘타인능해’ 나눔정신 눈길
광주도시철도공사는 ‘쌀나눔터’ 운영

전남 순천시 덕연동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마중물 냉장고. 주민이 냉장고에 물품을 채워놓으면 어려운 이웃 누구나 부담 없이 가져갈 수 있다. 순천시 제공
전남 순천시 덕연동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마중물 냉장고. 주민이 냉장고에 물품을 채워놓으면 어려운 이웃 누구나 부담 없이 가져갈 수 있다. 순천시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나눔으로 이겨내요.”

홀몸 노인이나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이 부담 없이 가져갈 수 있도록 물품을 채워 놓은 ‘마중물 냉장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하철역에 등장한 ‘사랑의 쌀 나눔터’. 타인능해(他人能解)의 정신을 이어가는 ‘나누고 가게’까지. 전남의 행복나눔 복지사업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소외계층에게 작은 버팀목이 되고 있다.

순천시 덕연동행정복지센터에 들어서면 민원실 옆에 마중물 냉장고 2대가 있다. 냉장고에는 빵과 떡, 김치, 밑반찬, 통조림, 채소, 비누, 라면 등 다양한 물품이 채워져 있다. 덕연동에서 영업을 하는 떡집, 제과점, 반찬가게, 식당, 마트와 교회에서 정기적으로 보내온 것들이다. 2017년 11월 설치한 마중물 냉장고는 4년째 나눔과 행복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경제사정이 어려운데도 161건, 33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받았다. 올 4월까지 기탁된 물품도 84건, 1680만 원 상당에 이르는 등 나눔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심기섭 덕연동장은 “비우면 채워진다고 해서 주민들이 마중물 냉장고를 ‘요술 곳간’으로 부른다”며 “마중물 냉장고가 나눔과 배려의 ‘권분(勸分) 운동’으로 확산돼 주민 모두가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권분 운동은 순천시가 벌이고 있는 범시민 나눔 캠페인이다. 여유 있는 사람이 가진 것을 나눠주는 이 운동은 지난해 3월 처음 시작됐다.

시즌1은 권분상자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 5500명에게 전달했다. 권분상자에는 쌀, 라면, 김, 마스크 등 생필품이 담겼다. 시즌2는 마스크 나눔 운동이었다. 출향 인사부터 코흘리개 어린아이에 이르기까지 참여자가 더욱 확대됐다. 단기간에 147만 장이 모아졌고, 전 시민 1인당 3장을 배부했다.

시즌3은 착한 선결제운동이다. 어려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해 급여생활자가 중심이 돼 미리 선불로 결제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힘든 시민들이 생필품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권분가게’도 올 2월부터 운영 중이다. 1인당 월 1회, 3만 원 상당의 4가지 품목을 자유롭게 가져간다.

타인능해는 전남 구례군 토지면 운조루에 있는 쌀 두 가마니 반이 들어가는 뒤주 덮개에 새겨진 글귀다. ‘아무나 뒤주를 열고 쌀을 가져갈 수 있다’는 뜻으로, 나눔 정신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졌다. 나눔 정신을 실천하고 이어가려는 ‘신(新)타인능해 나누고 가게’가 3일 구례군 산동면 행정복지센터 옆에 문을 열었다.

이 가게는 산동면에 사는 저소득층과 복지 사각지대 가구가 월 3만 원 상당의 물품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무료 나눔 가게다. 식료품, 생활필수품 등을 기업이나 개인의 후원을 받아 채워 넣는다.

광주도시철도공사는 이달부터 ‘사랑의 쌀 나눔터’를 운영하고 있다. 광주송죽로타리클럽과 업무협약을 맺고 나눔터를 문화전당역 지하 2층에 마련했다. 매주 수요일 오후 1시에 1kg으로 소포장된 쌀 50봉을 놔두고 필요한 시민들이 자유롭게 가져가도록 했다. 송죽로타리클럽은 내년 4월까지 연간 1600kg의 쌀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윤진보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송죽로타리클럽과의 협업으로 의미 있는 사회공헌을 펼치게 됐다”며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위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코로나 위기#나눔#순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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