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접종자 많아서?…“아스트라 혈전, 60세 미만 여성에 주로 발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8일 2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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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보건소 백신전용 냉장고에 보관중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김재명 기자base@donga.com
서울의 한 보건소 백신전용 냉장고에 보관중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김재명 기자base@donga.com
“정말 맞아도 괜찮나요?”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 논란이 반복되자 접종 대상자마다 묻는 내용이다. 특히 유럽에서 확인된 혈전 발생 사례의 대부분이 여성이고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여성들의 걱정이 크다. 지금까지 나온 해외 보건당국과 연구기관, 국내 전문가의 설명은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아주 드물게 ‘위험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지만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8일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이 자국 내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접종이 이뤄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0만 회분 가운데 혈전 이상반응은 79건이었다. 이 중 19명이 사망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51명, 남성이 28명이었다. 또 사망자 19명 중 11명은 50세 미만이었다. 이런 정황을 토대로 EMA 약물안전성관리위원회(PRAC)는 7일(현지 시간) “희귀 혈전이 생기는 이상반응 사례는 대부분 접종 2주 이내에, 60세 미만의 여성에게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독일 정부 산하 백신위원회 소속 크리스티안 보그단 박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60세 미만 여성은 혈전 이상반응 사례가 통상적인 예측 수준보다 20배 높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EMA PRAC은 여전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사이에 성별이나 연령 관련성을 단언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국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의 해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은희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후관리반장은 “혈전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상 젊은 여성이 출산을 하거나 피임약 같은 호르몬 제제를 섭취할 때 혈전 발생률이 높다고 한다”며 “해외에서도 그런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접종 자체를 여성들이 더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이상반응도 여성이 많은 것이란 해석도 있다. 조 반장은 “실제 영국은 물론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성 접종자가 많은 편”이라며 “우선 접종 대상자 가운데 간호직 등 여성 종사자들이 많았고 일반적으로도 여성들의 예방접종 접종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유가 무엇이던 중요한 건 대처다. EMA는 희귀 혈전증을 의심할 만한 증상으로 호흡 곤란, 가슴 통증, 다리 부종, 지속적인 복부 통증, 심한 두통이 이어지거나 시야가 흐릿해지는 신경학적 증상 등을 꼽았다. 국내 방역당국 역시 EMA가 백신과 희귀혈전의 연관성을 인정함에 따라 기존에 없던 ‘복통’을 내장 정맥 혈전의 증상일 수 있다고 보고 주요 이상반응에 포함시켰다. 조 반장은 “몇 분에서 몇 시간 내에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와 달리 혈전은 수일 뒤 발생한다”며 “EMA는 2주, 영국은 28일 이내에 생길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백신 접종 후 꾸준히 “ 상태를 관찰해야 하는 것. 만약 주요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혈전은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검사를 통해 진단하기 때문에 관련 장비가 있는 종합병원을 찾는 게 좋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이지윤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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