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돌아온 오세훈, 교육 정책 갈등 커지나

뉴시스 입력 2021-04-08 11:19수정 2021-04-0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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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처럼 "복지는 밑으로 내려갈수록 혜택 더 많이"
'보편복지' 조희연 교육감과 관점차 "기싸움 상당할 듯"
"자치구·시의회 여당이 장악…싸우기보다 틀 유지해야"
2011년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서울시를 떠났던 오세훈 후보가 8일 서울시장에 당선되자 서울시교육청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11년 전처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오 시장의 교육철학이 달라 교육청이 추진해온 정책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교육계에서는 박 전 시장 당시 서울시와 교육청 간 협력적 구조가 견제 구조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약 11년 전인 2010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자녀에게 줄 예산이 있으면 공교육 강화에 신경써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이슈였던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입장을 묻자 사교육비 절감이 우선이라는 논리로 대응한 것이다.

오 시장의 교육복지 철학은 바뀌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18일 보궐선거를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서 “부잣집 아이들에게 주면 그만큼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시장이 되면 무상급식을 바꿀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도 “하후상박, 밑으로 내려갈수록 혜택을 많이 주는 복지를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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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은 지방교육사무를 집행할 권한을 보장받지만, 올해 기준 세입 예산 37%를 서울시 이전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영향력이 크고, 대규모 재원이 필요한 교육 분야 사업일수록 교육청과 서울시는 마주앉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조 교육감은 2014년 당선 후 6년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두 단체장의 관계가 정책 추진에 동력으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현재는 초·중·고 전 학년으로 확대됐다. 서울을 ‘교육혁신도시’로 만들겠다며 2014년 공동 발표한 ‘서울형 교육혁신지구’는 2019년 서울 25개 전체 자치구가 참여하게 됐다. 30년 된 노후학교를 고치는 ‘미담학교’ 사업도 두 단체장이 손을 맞잡고 제안한 사례로, 교육부의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로 이어졌다.

교육청과 서울시의 교육협력 사업은 올해 4개 분야 38개다. 조 교육감이 2018년 박 전 시장과 맺은 ‘미래교육도시 서울’ 협약에 따른 것이다. 총 예산 1조889억원 가운데 서울시가 3453억원을 분담한다. 여기에 올해 기준 7271억원이 투입되는 초·중·고 무상급식, 416억원이 소요되는 중·고교 입학준비금도 재원 30%를 서울시가 보태고 있다.

시장이 보수로 바뀌면서 교육청과 서울시청의 관계가 예전과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교육청 일각에서는 오 후보가 당장 기존 협력사업을 없던 것으로 돌리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가령 중·고 신입생 전원에게 30만원을 지급하는 입학준비금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들이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정책 지원을 중단하면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이 될 수 있다.

오 시장도 10년 전 갈등을 빚었던 무상급식을 되돌릴 뜻은 없다고 밝혔다. 그의 공약 중 공립 대안학교 확대, 경계선 지능 학생 및 학교 밖 청소년 지원 강화와 같은 공약은 교육청 안에서도 공감대가 있으며, 교육청 협조가 있어야 실현 가능한 과제들이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오 후보 입장에서 당장 민주당이 서울시의회를 장악하고 있고, 구청장 25명 중 24명이 민주당 소속이라 생각만큼 공약을 밀고 나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진보’ 교육청과 ‘보수’ 서울시청과의 갈등 표출은 결국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상당하다. 교육과 복지를 바라보는 두 단체장의 시각이 애초에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교육청이 새 사업을 추진할 때, 기존 사업을 연장하려 할 때 ‘기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나온다.

교육청은 유치원 무상급식의 예산 분담 비율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시에 태스크포스팀(TF) 구성을 제의할 방침이다. 교육청 안에서는 초·중·고 무상급식과 같이 교육청 50%, 서울시 30%, 자치구 20%로 정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 현안을 두고 교육청-시의회-자치구와 서울시가 10년 전처럼 힘겨루기를 벌일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서울시가 예산 30%를 투입하던 ‘서울형 혁신교육지구’의 경우도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른 38개 협력사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조희연 교육감의 한 측근은 “혁신교육지구는 민·관·학 협의체로 추진한 사업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빠진다고 하면 많은 차질이 있을 것”이라며 “오 후보가 당장 뭔가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지만, 신규 사업을 하려 할 때 건건이 막을 것 같아서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교육청 한 고위 관계자는 “조 교육감은 보편복지에 기본 바탕을 두고 있어 오 후보와는 지향점이 다르다”며 “6월 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부터 서울시와의 기싸움이 상당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교육청과 서울시의 협의가 실무선에서 협의가 지지부진하더라도 교육감과 시장의 ‘핫라인’으로 극적인 합의가 가능했다면, 이제는 정반대로 ‘될 것도 안 될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른 교육청 관계자는 “박 전 시장과 교육감이 공유하고 교감하는 게 많았는데 앞으로는 염려된다”며 “실무 협의가 안 풀리면 어떻게 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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