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세계보건기구(WHO)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 시간) AP통신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WHO의 보고서 초안을 입수해 보도했다. WHO는 이 초안 보고서의 팩트체크와 번역 작업을 남겨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는 ‘실험실설’을 배제했다. 다만 ‘실험실설’이 근거가 없다는 입증 외에 다른 부분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어, 여전히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많은 의문을 남겼다고 AP는 분석했다.
앞서 이 보고서는 당초 예정보다 발표가 늦어져 중국이 보고서에 불리한 내용이 있어 개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지난 주 WHO 관계자는 “수 일 내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AP는 제네바에 주재하는 WHO 회원국 출신의 외교관으로부터 이 보고서를 받았다. 보고서에서 연구팀은 유력한 순서대로 가설을 나열했는데,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한 동물이 다른 동물 종에게 옮긴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왔다는 설이다. 그 다음은 박쥐에서 바로 인간으로 옮았다는 설을 유력하게 꼽았다. 냉동식품에서 전염됐다는 가설은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가장 유사한 형태의 바이러스가 박쥐에게서 발견됐다는 내용도 있었다. 다만 보고서는 “박쥐가 갖고 있는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 사이에 많은 변이 단계가 존재해 ‘빠진 고리’를 찾아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천산갑에서도 코로나19와 비슷한 바이러스가 발견됐으며, 밍크나 고양이도 원인일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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