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尹과 ‘두 차례 인사회동’ 보여주기?…갈등 또 재연되나

  • 뉴스1
  • 입력 2021년 2월 6일 13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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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2.4 © News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2.4 © News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과 인사 논의를 위한 두 번째 만남을 가졌지만 윤 총장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교체와 한동훈 검사장 복귀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때처럼 장관과 총장의 갈등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장관은 5일 오전 11시45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서 윤 총장을 만나 검찰 인사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자리에 박 장관과 윤 총장 외에 배석자는 없었다. 윤 총장이 준비한 한 장 짜리 서면자료를 기초로 검찰 인사에 관한 대화가 이뤄졌다. 이후 박 장관은 윤 총장에 인사의 방향과 범위, 주요 인사에 대해 설명했다.

다만 박 장관이 법무부의 구체적인 인사안을 보여주지 않아 이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구체적 인사안을 두고 총장이 의견을 내던 전례와 달랐던 것이다.

이는 추미애 전 장관 시절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추 전 장관은 검찰 인사 전 법무부 인사안을 보여주지 않아 윤 총장과 갈등을 빚었다. 결국 윤 총장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인사를 단행해 ‘패싱 논란’을 야기했다.

실제로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이 지검장을 유임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윤 총장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박 장관은 ‘이 지검장의 유임’을 통보하고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복귀해선 안 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언유착’ 의혹 수사와 관련해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실체적인 진실이 (밝혀진 게) 맞느냐는 강력한 문제 제기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한 검사장의 무혐의 결재를 올린 수사팀에 “포렌식 기술 발달을 기다려보자”라고 말하며 결재를 미뤘다고 알려진 이 지검장의 유임과, 한 검사장의 거취가 정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상황이라 박 장관이 윤 총장에게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은 예상됐던 행보라는 분석이다.

박 장관은 취임 전후로 줄곧 검찰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인사와 관련해 적어도 두 차례 윤 총장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장관은 지난 1일 취임식에서 “대문만 열어놓고 장관실 문은 걸어 잠그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서로 언제든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박 장관은 윤 총장과의 만남을 ‘협의’가 아닌 ‘의견 청취’라며 선을 그었다. 검찰청법에서 검찰 인사에 있어 총장의 의견을 들어야한다고 규정하지만, 총장의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는 장관의 결정에 달렸다는 취지다.

그는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논의 수준을 ‘합의’, ‘협의’, ‘의견 청취’ 등 기준으로 볼 때 과거 검찰총장 측에선 보다 더 인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협의에 가까웠다’고 주장했다”며 “법무부장관 측에선 ‘의견을 듣는 것이다. 협의와는 다른 것이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난 두 번째 만남에서 윤 총장의 의견을 박 장관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두 차례 대화가 결국 보여주기를 위한 연출이었을 뿐 그 내용은 추 전 장관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아 검찰인사 이후에 장관과 총장의 갈등이 또 다시 수면 위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 인사가 내주 초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사를 앞두고 두 사람이 또 다시 만나 구체적인 인사안을 갖고 논의를 이어갈지, 두 번째 만남이 마지막 만남이 돼 이 지검장이 유임하고 한 검사장이 법무연수원에 계속 머물게 될지는 내주 안에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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