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게 시너 뿌려 불지른 택시기사…징역 25년 확정

  • 뉴시스
  • 입력 2021년 2월 2일 12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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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조합서 분쟁…방화 살해 결심
1심, 징역 21년→2심, 25년으로↑

택시조합 내에서 분쟁이 벌어져 동료기사의 몸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택시기사에게 대법원이 중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살인미수, 현존건조물방화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29일 B씨의 몸에 불을 붙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국택시협동조합 소속 택시기사였던 A씨는 조합으로부터 업무방해, 횡령 등으로 고소를 당하고 운행정지 처분을 받자 앙심을 품었다. 그러다 지난해 1월 사납금을 입금하지 않았다며 다시 횡령 혐의로 고소당하자 조합 사무실에 불을 질러 동료기사이자 조합 이사인 B씨 등을 살해하려 했다.

범행 당일 A씨는 시너 2통을 플라스틱 바가지에 담은 뒤 배차실에 앉아 있던 B씨에게 뿌렸다. 이후 화장지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던졌으며, B씨 몸에 불이 붙고 사무실이 불길에 휩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B씨는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9명은 모두 유죄 판단을 내렸다.

1심은 “A씨는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며 잘못을 반성하고 뒤늦게나마 수사기관에 자진해 출석했다”면서도 “B씨는 고귀한 생명을 빼앗겼다”고 말했다.

이어 “A씨의 범행으로 B씨는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끔찍한 고통과 극심한 공포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까지 B씨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있다”며 징역 21년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에게 더 무거운 형량을 선고해야 한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A씨는 범행 직후 몸에 불이 붙은 B씨가 사무실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사무실 문을 몸으로 막고 있었다”라며 “B씨가 사무실 밖으로 나온 이후에도 구호조치 없이 그대로 범행 현장에서 이탈했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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