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학폭 줄었지만 사이버폭력 늘었다

최예나 기자 , 이소정 기자 입력 2021-01-22 03:00수정 2021-01-22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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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이버폭력 12.3% 역대 최고
집단따돌림 피해도 소폭 늘어
지난해 가영이(가명·초등 6학년)는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대화방(단톡방)에 참여했다. 같은 반 친구들의 초대를 받아서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원격수업만 하느라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이 먼저 연락한 게 반가웠다. 하지만 반가움은 잠시였다. “잘난 척하지 마”, “나대는 모습 보기 싫어”, “그렇게 살지 마” 등 친구들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원격수업 때 자주 손을 들고 발표하는 가영이를 싫어한 친구 몇 명이 단톡방을 만든 것이다. 심지어 한 친구는 SNS 프로필 사진을 바꾸라며 이상한 합성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가영이는 결국 학교폭력 상담기관을 찾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수업이 계속되면서 ‘사이버폭력’을 겪은 학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자 가운데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12.3%에 달했다. 2013년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 사이버폭력 피해 학생 비율은 2013년 이후 꾸준히 9% 안팎을 유지하다가 2019년 8.9%로 떨어졌는데 지난해 크게 오른 것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사이버폭력 외에 집단따돌림 피해 학생 비율도 늘었다. 집단따돌림을 당했다는 학생은 2020년 26.0%로 2019년(23.2%)보다 소폭 증가했다. 반면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전체 학생 비율은 지난해 0.9%로 떨어졌다. 2013년 이후 최저다. 이는 등교수업이 제한적이었던 지난해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친구 간 대화도 주로 SNS를 통해 이뤄지면서 갈등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은우(가명)는 지난해 같은 반 친구가 자신의 가방에 모래를 넣은 탓에 감정이 상했다. 은우와 친구는 학급 단톡방에서 대화를 이어갔지만 결국 화해하지 못한 채 욕설을 주고받으며 싸웠다. 결국 같은 반 친구들이 양쪽으로 갈려 단톡방에서 싸웠다. 자주 만나면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온라인에서는 큰 다툼으로 번진 것이다.

청소년상담기관인 유스메이트의 김승혜 대표는 “일반적인 사이버폭력은 익명을 전제로 하지만 학교 내 사이버폭력은 평소 알던 친구로부터 당하는 것이라 정신적 고통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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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나 yena@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이소정 기자
#코로나#학폭#사이버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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