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10명 모여 뛰고 들고…PC방은 “밤 9시 이후 영업” 불복

  • 뉴스1
  • 입력 2021년 1월 18일 22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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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안이 발표된 18일 서울의 한 PC방에서 관계자가 영업을 종료 해야만 하는 저녁 9시가 되자 불은 켜두고 영업은 하지 않는 ‘점등시위’를 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소속 PC방 업주들은 이날부터 영업제한에 항의하는 의미로 오후 9시 이후 점등시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2021.1.18/뉴스1 © News1
정부의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안이 발표된 18일 서울의 한 PC방에서 관계자가 영업을 종료 해야만 하는 저녁 9시가 되자 불은 켜두고 영업은 하지 않는 ‘점등시위’를 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소속 PC방 업주들은 이날부터 영업제한에 항의하는 의미로 오후 9시 이후 점등시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2021.1.18/뉴스1 © News1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조정된 첫날인 18일 오후 6시쯤 서울 마포구의 헬스장에는 오랜만에 땀 흘려 운동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운동하고 있었지만 거리두기와 관련해서는 혼선도 있었다.

그룹 운동을 제공하는 A피트니스 센터는 한눈에 봐도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센터 규모가 매우 작은데도 불구하고 10명 이상이 한데 모여 운동 중이었다.

이번에 새롭게 바뀐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헬스장은 시설 면적 8㎡(약 2.4평)당 1명이 출입하는 조건으로 영업이 가능하다.

줌바·태보·스피닝·에어로빅 등 격렬한 그룹운동(GX)은 집합금지가 유지된다. 하지만 이 피트니스 센터는 다양한 운동을 조합한 그룹 운동을 선보이고 있어 정부 지침의 사각지대에 위치한 모습이었다.

인근 프랜차이즈 헬스장 B센터에도 우려점이 보였다. 20명이 넘는 인원이 운동 중이었는데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근력 기구가 한데 모여 있다 보니 덩달아 운동하는 사람들의 밀집도도 함께 높아졌다.

방역 지침 준수 여부를 묻자 두 센터 관계자 모두 인터뷰를 거절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헬스장 C센터는 방역 지침이 잘 준수된 모습이었다. C센터에는 기구가 분산 배치돼 있어 사람들이 거리를 둔 채 운동할 수 있었다.

C센터 관계자는 “아침, 저녁으로 소독하고 오후 2시에도 청소를 한다”며 “회원들 모두 마스크를 잘 낀 채 운동하고 있고 마스크를 벗고 운동하는 사람은 1명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설 면적으로 따지면 총 150명까지 출입이 가능하지만 그 정도로 사람이 올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이어 “헬스장을 운영할 수만 있으면 더 바랄 게 없다”면서 “헬스장이 문을 닫은 1달 반 동안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계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마포구 인근 기업들이 밀집한 지역이지만 회식을 하는 사람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점심에는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맛집’들도 손님이 1~2팀 정도뿐이었다.

국밥, 치킨, 샐러드 등 식사를 파는 가게에는 1~2팀 정도가 식사하고 있었고 육회, 골뱅이 등 주로 2차로 향하는 가게에는 손님이 단 1명도 보이지 않았다.

술집 사장 D씨(57)는 “우리는 2차(로 가는 가게)라 영업 종료 시간을 1시간 늦춰주기를 바랐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며 푸념했다.

그는 “이곳에서 27년 장사했는데 지금이 제일 힘들다”라며 “손님들도 회사에서 술을 못 먹게 하니까 더 못 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퇴근 시간에는 커피숍들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커피숍에는 손님 1명 만이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으로 카페도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졌다. 다만 음식을 섭취하지 않을 때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며 2명 이상이 커피·음료·간단한 디저트류만 주문한 경우에는 매장에 1시간 이내만 머물도록 권고된다.

커피숍 종업원 F씨(23)는 “주로 손님들이 인근 회사 직장인들이다 보니 2명 이상이 올 경우 오래 머물지 않고 자리를 뜨기 때문에 권고는 잘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24시간 영업 허용을 요구해 온 PC방 사업주들은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에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날부터 ‘점등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21일까지 오후 9시 이후 간판과 매장의 불을 켜두며 점등시위를 하고 21일 이후에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을 각오하고라도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성동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사장 G씨(49)는 “24시간 영업을 해야 손익이 간신히 맞는다”며 “PC방 피크 시간대는 오후 7~12시인데,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을 하면 손님이 아예 안온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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