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보령 어린이집 15명 집단 감염 “마스크 계속 씌우기 어려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9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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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전북 익산과 충남 보령에서 소규모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교사는 물론 원생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진되는 집단 감염이 벌어졌다. 두 곳 모두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잘 지켜진 편이었으나, 보육교사와 아이들의 밀접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어린이집은 모두 교사가 감염 경로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익산 어린이집, 교사 7명 중 5명 확진

전북도는 “익산에 있는 A가정어린이집에서 원장과 교사, 특별활동 강사 등 3명이 28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데 이어 29일 1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28일 해당 어린이집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뒤 교사와 원생, 가족 등 121명에 대해 전수 검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원생 6명과 교사 3명, 가족 3명이 추가로 확진된 것. 이로써 해당 가정어린이집의 관련 확진자는 모두 15명으로 늘어났다.

A어린이집은 원장을 포함해 교사가 7명이며, 원생은 20명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다. 하지만 교사 5명과 원생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감염률이 매우 높았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특히 해당 어린이집에서 3개 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 반에서 원생 5명이 확진됐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A어린이집의 집단 감염이 한 교사로부터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익산시에 따르면 해당 교사의 가족은 21일부터 증상이 발현됐으며, 가족 6명 가운데 4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서 전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109명 가운데 65명도 자가 격리 조치했다”며 “확진자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 접촉자들에 대한 진단 검사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익산에 있는 어린이집 188곳의 교사 및 원생 등도 전수 검사를 벌일 예정이다.

충남 보령에 있는 B어린이집에서도 이날 교사와 원생 등 관련 확진자가 8명이 발생하는 집단 감염이 벌어졌다. 보령시 관계자는 “28일 B어린이집 교사 2명이 확진된 뒤 전수 검사를 진행했으며, 29일 확진된 교사의 가족 4명과 원생 1명, 해당 원생 가족 1명 등 6명이 확진됐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B어린이집 역시 교사 2명이 먼저 감염된 뒤 가족과 원생 등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먼저 확진된 교사 2명의 감염 경로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 측은 “B어린이집은 원생은 43명이고, 교사는 원장을 포함해 13명”이라고 전했다. 보령시는 이날 전체 어린이집 56곳에 휴원 명령을 내렸다.

● 어린이집 특성상 집단 감염 위험 높아

방역당국은 해당 어린이집들이 마스크 착용 및 손 씻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제대로 지켰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집 특성상 한번 확진자가 나오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익산에 있는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어린 유아들을 돌보는 시설들이라 방역수칙은 어디보다도 적극적으로 지키려고 노력한다”며 “하지만 아직 인지능력이 성인보다 낮은 아이들을 돌보다보면 100% 준수란 말처럼 쉽지 않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가 마스크 착용 지침을 초등학생까지만 권고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어린이집들에 따르면 실제로 아이들이 음식을 먹을 때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고 놀이를 할 때도 순간적으로 벗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결국 어린이집 집단 감염을 막으려면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고 전했다.

익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보령=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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