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닫은 헬스장 사장, 손님끊긴 택시기사 “지원금 턱없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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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9일 0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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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역 앞에 택시가 줄 지어 서있다. 정부가 내년 1월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최대 300만원이 지급한다. 이번 지원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와 프리랜서를 비롯한 고용 취약계층에게도 최대 100만원의 생계 안정 지원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2020.12.28/뉴스1 © News1
28일 오후 서울역 앞에 택시가 줄 지어 서있다. 정부가 내년 1월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최대 300만원이 지급한다. 이번 지원에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와 프리랜서를 비롯한 고용 취약계층에게도 최대 100만원의 생계 안정 지원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2020.12.28/뉴스1 © News1
“도움이야 되겠지만 미미한 수준입니다….”

정부가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다음 달부터 최대 300만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3차 재난지원금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소식을 접한 업주 중 상당수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잇단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에 따라 이미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인 만큼 경영난을 벗어날 수준의 지원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재난지원금은 임대료 명목인데 이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서울 동작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정부의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에 대해 “성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가 받게 될 예상 재난지원금은 300만원. 월 임대료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는 “임대료랑 관리비만 월 450만원 정도”라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유지로) 한달 째 문을 못 열게 됐는데”라고 푸념했다.

당정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다음 달부터 100만~300만원의 3차 재난지원금을 받게 된다. 연 매출 4억원 이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100만원을 받는다. 집합 제한 업종으로 지정된 카페·식당 등 업주에게는 100만원, 집합금지 업종인 노래방·당구장·헬스장 등 업주에게는 200만원을 각각 추가로 지원한다. 이에 따른 전체 지원 규모는 총 5조원, 수혜 대상은 580만명으로 예쌍된다.

이씨보다 상황이 나은 집합 제한 업종 소상공인·자영업자들도 이번 재난지원금 지원이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서울시청 인근 갈비집 사장 김모씨(50)는 “(3차 재난지원금은) 한달 손해를 메우는 정도”라며 “점심 때도, 저녁 때도 손님이 거의 안 오는 상황이어서 피해는 무지막지하게 쌓이고 있다”고 했다.

인근 일본식 선술집 사장 박모씨(53)도 “한 사람 인건비도 안 된다”며 “찔끔찔끔 퍼주는 건 긍정적이지 않다. 받고 싶지 않을 정도다”라고 했다.

그는 아예 지원금 대신 1시간 연장 영업 허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씨는 “오후 9시까지 영업 제한을 하다보니 손님이 아예 안 온다”며 “오후 10시까지 1시간만 영업 시간을 늘려줘도 그나마 사정이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대인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임대료 인하 세액공제 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 높이기로 한 방침에 대해서도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 중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씨(58)는 “나라에서는 주인(임대인)한테 임대료 인하를 위해 세액공제를 해준다는데 그보다는 직접 지원하는 게 우리에게는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정부는 택배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택시기사 등에 50만~1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해당 근로자들은 이런 소식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배송비 현실화, 회사 직접 지원 등 추가 대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택배기사 남모씨(48)는 “재난지원금을 안 주는 것보다야 당연히 주는 게 좋지만 주관심사는 아니다”라면서 “최근 택배 물량 증가로 업무량이 늘었어도 소득 인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배송비가 올라가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법인 택시기사 정모씨(50)는 “법인 택시기사들은 이번에 50만원 정도 받는다고 하던데 이 정도면 한달 손해 메울 정도라 안 주는 것보다는 낫다”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이후 손님이 아예 없다. 이런 상황이 계속될텐데 정부가 회사를 지원해주고 회사가 기사를 지원해주는 식이면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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