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성장동력인 수소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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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희 전북대 대학원장 인터뷰

수소, 대한민국 미래에너지의 대안인가?

그린에너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수소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제조비용이 비싼 점이 흠이지만 수소에너지 원천기술은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이 기술 투자에 나설 적기라는 목소리가 대학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수소 저장장치 전문가인 이중희 전북대 대학원장(나노융합 전공)을 만나 왜 수소가 국가와 대학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지 들어봤다.

―왜 수소에너지인가.


“수소는 효율이 높다. 별도의 에너지 저장장치 없이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전기를 수소로 또는 수소를 전기로 쉽게 변환할 수 있다. 수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다. 화력발전소의 에너지 효율이 20∼30%에 그치는 반면 수소는 에너지 효율이 60∼80%나 된다. 수소를 에너지화할 때 온실가스나 오염물질을 전혀 방출하지도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 수소 에너지 기술은 어느 수준인가.

“우리나라 수소전지차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수소가스를 만드는 기술은 더 발전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수소 생산은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와 공해물질 방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하다. 저장·운송 분야의 실용화 기술 등에서도 아직은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수소 생산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물을 전기분해해서 만드는 그린수소는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단가가 비싸다. 대신 공해물질 방출이 없다. 단순한 경제적 논리로 수소 단가를 이해해서는 안 된다. 그린수소가 아니고는 현재 당면하고 있는 지구의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수소경제의 최종 목표는 탈화석연료화, 대량생산화다. 이를 위해서는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저렴한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해야 한다. 지금 당장 그린수소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고 해서 신기술 개발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를 촉진시킬 수 있는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수소산업이 지역균형 발전에서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나.

“수소는 새로운 에너지원인 동시에 새로운 산업적 패러다임을 형성하는 요소다.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혀 다른 형태의 수소전지차로 바뀌기 때문이다. 전북 새만금의 신재생에너지, 강원도의 풍력에너지 등과 연계해 지역경제의 활력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소 제조·저장·이용·운송·응용 등에 따라 지역마다 특화사업을 하고 있다. 전북의 그린수소, 강원의 액화수소, 울산의 스마트 모빌리티 등이 대표적이다. 이 시도들이 궤도에 오르면 수소산업은 지역 균형발전에서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산업 발전을 위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관련 기술을 가진 대학을 지원해야 한다. 수소산업 대부분은 신기술이기 때문에 원천기술 확보가 매우 중요한데, 대학은 싼 연구비용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수행해 왔다. 이것을 더 가속화하려면 대학 주변에 수소 관련 국책연구소를 신설하고 경쟁력 있는 대학에 전폭적으로 연구비를 지원해야 한다.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지역균형 뉴딜 성공을 위해서도 지역 성장동력이 될 만한 기술을 가진 대학에 대한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전북대는 2000년 초부터 수소연료전지핵심연구센터를 운영하면서 지역 산업체의 기술 개발을 도왔다. 현재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하고 있는 수소전지차 넥쏘의 수소저장 탱크도 전북대에서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또한 수소연료전지 특성화대학원을 20여 년 동안 운영하면서 많은 석·박사급 우수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수소 에너지 선도국가가 되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수소 관련 연구와 지원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중구난방(衆口難防)식 개발보다는 그린수소 생산기술과 같은 중요 기술에 대한 집중 개발과 산업체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우수 인력 확보 방안도 계획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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