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 강의실·고시원 ‘노마스크’ 식사·흡연…노량진 예정된 폭발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20일 18시 37분


코멘트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대형 임용시험 대비 학원에서 직원과 수강생 등 최소 3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보건소 내 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0.11.20/뉴스1 © News1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대형 임용시험 대비 학원에서 직원과 수강생 등 최소 3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일 오후 서울 동작구보건소 내 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0.11.20/뉴스1 © News1
‘종일 함께 지내는 강의실, 마스크를 벗는 식당과 흡연 공간, 환기를 덜하는 추위, 좁은 고시원….’

전문가들은 노량진 학원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20일 중등교사 임용시험을 하루 앞두고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서는 오후 2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소 32명으로 늘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한 공간에 여러 명이 하루종일 모여 있으면 답답하니까 마스크 착용이 느슨해져 비말감염이 일어난다”며 “책상, 화장실, 문고리를 다 같이 만지는데 소독을 제대로 안했다면 접촉감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만 쓰면 안전할 거라 생각하는데 거리두기와 손 씻기, 환기도 같이 해줘야 한다”며 “특히 노량진은 전국에서 수험생들이 몰리는 곳이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수험생들이 코로나19 고위험군이라고 강조했다. 잠을 잘 못 자고 밥도 잘 못 먹는 데다가 스트레스까지 받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추운 날씨도 원인으로 꼽혔다. 환기는 덜하게 되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 생존기간은 더 길어지는 탓이다. 천 교수와 김 교수 모두 “추워지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생존기간이 몇 배로 길어진다”고 말했다.

이미 노량진 곳곳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져 추가 확진자가 쏟아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김 교수는 현재 상황을 ‘엎질러진 물’에 비유했다. 김 교수는 “이렇게 한꺼번에 3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한 건 이미 그 전부터 감염이 진행됐다는 의미”라며 젊은이들이라 증상이 없거나 약해서 모르고 있다가 어느 정도 바이러스가 퍼진 뒤에 발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전국에서 수험생이 모이는 노량진 특성상 접촉자 추적도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천 교수는 “노량진 학원처럼 사람이 많은 곳은 코로나19 검사를 하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학원만 검사할 게 아니라 반경 1㎞ 이상 상가와 식당을 다 검사하면 확진자가 꽤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거리두기 단계는 안 올리면서 모이지 말라고 하는 건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천 교수 역시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학원 인원 수를 줄이고 식당 운영시간을 줄이는 게 확진자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정부가 스스로 정해놓은 거리두기 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안전벨트도 단속을 멈추면 제대로 안 하는 사람이 늘어나지 않겠느냐”며 “카페나 식당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제대로 단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