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퇴론 나올때, 대통령이 소임 다하라고 해”… 靑 “입장 없다”

장관석 기자 , 황형준 기자 입력 2020-10-23 03:00수정 2020-10-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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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국감]“文대통령이 총선후 메시지 전해와”
청사 나서는 법무부 장차관 22일 오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고기영 차관이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5시 56분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는 글을 올렸다. 과천=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15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2년 임기를 지키라는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임기 동안 소임을 다하라고 했고, 여러 복잡한 일들이 벌어진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 사퇴하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대통령이)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서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 이어 “제가 임기 동안 할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이 임명권자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책무라고 생각하고 흔들림 없이 소임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라임 사태 가지고 수사지휘권을 빼앗고 (윤 총장의) 가족 사건을 (수사지휘권 내용에 포함해) 가지고 윤 총장을 찍어내려는 치졸한 방식으로 윤 총장의 사퇴를 종용하는 것을 국민들이 걱정한다”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는 “거취 문제는 임명권자께서 말씀이 없기 때문에”라던 국감 당일 오전 발언보다 한층 진전된 발언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윤 총장은 오전까지만 해도 “임기는 국민들과 한 약속이니까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제가 할 소임은 할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윤 총장은 문 대통령과 총장 사이를 연결한 메신저가 누군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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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 측근들 사이에서는 “문 대통령이 ‘임기 2년을 채우라’는 언질을 주었다곤 하지만 그에게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던 현 정부 출범 초와는 질적으로 다른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최순실 특검 국면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간부들에 대한 사표 수리 등을 ‘직권남용’으로 받아들였던 만큼 문 대통령의 임기 보장 발언은 직권남용 논란을 의식한 ‘외교적 수사(修辭)에 불과하다’는 불신도 감지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연일 쏟아지는 여당의 검찰총장 압박과 검찰개혁 메시지는 윤 총장이 스스로 나가라는 이야기와 다름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간 윤 총장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 수사 국면을 거치면서 여권과 격렬히 대립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취임 이후 단행한 인사로 이른바 대검 핵심 참모를 대거 지방으로 좌천시켰다. 이어 연달아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사실상 윤 총장을 향한 여권의 용퇴 압박으로 받아들여졌다.

청와대는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총장의 발언에 대해 “사실인지는 모른다”며 “우리는 입장을 낼 것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윤 총장이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받았다고 밝힌 만큼 여권 핵심 관계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거취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올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조직문화라든지 수사 관행 이런 부분을 고쳐 나가는 일에까지 윤 총장이 앞장서 준다면 국민으로부터 훨씬 더 많은 신뢰를 받게 되리라고 그렇게 믿는다”고 신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 내에선 윤 총장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에 대한 전언을 국감장에서 공개한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굉장히 부적절하고 불쾌한 발언”이라며 “본인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활용한 것 아닌가”라고 발끈했다.

장관석 jks@donga.com·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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