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등 日소설에 ‘왜구소설’ 명판…서점주 “日에 화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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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21일 14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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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 일어


대전의 한 서점에서 일본 소설을 진열한 코너에 ‘왜구 소설’이라는 명판을 붙여 ‘혐일’ 논란이 일었다. 점주는 일본의 ‘혐한’에 비하면 애교수준이라는 입장이다.

20일 소셜미디어에는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 서점 내 일본 소설 코너 명판을 찍은 사진이 공유됐다.

명판에는 ‘왜구소설’이라고 적혀있다. 이용자 등에 따르면, 해당 서가에는 무라카미 하루키, 요시모토 바나나, 히가시노 게이고 등 일본 작가들이 쓴 소설이 진열돼 있다.

온라인에서는 “일본 소설이 싫으면 아예 안 팔면 되지 국제화 시대에 대놓고 타국 조롱 명판은 지나치다. 인종차별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은 싫지만 일본책 팔아 돈은 벌고 싶은 건가?”, “고객이 토착 왜구라는 소리인가?”, “설마 ‘외국 소설’오타겠지”, “일본에서 한국소설을 조센징 소설이라고 쓰는 격이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라는 비판글을 달았다.

왜구는 ‘13∼16세기 우리나라 연안을 무대로 약탈을 일삼던 일본 해적’을 뜻하는 말이다. 현재는 통상 일본을 낮잡아 부를 때 쓰인다.

이에 대해 점주는 21일 한 매체를 통해 “일본이 경제보복을 한 것에 대해 화가 났다. 제 의사 표현을 위해 (명판을) 바꿨다”며 “수많은 일본 서점에 있는 혐한 서가와 비교하면 애교 수준이 아닐까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불편하신 분들이 있으실 거라 생각한다”며 “반대 의견이 많이 나오면 다시 일본 소설로 바꿀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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