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에 분노한 시민들 덕분, 디지털 성범죄 검거↑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7일 12시 42분


코멘트
올 상반기에 성착취물 등을 SNS의 비공개 대화방으로 유포한 ‘n번방’ 사건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을 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면서 관련 사건 검거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범죄 검거 건수는 70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4건보다 48건(7.3%)이 늘었다.

또 스마트폰 등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범죄 검거 건수도 지난해 146건에서 올해 202건으로 56건(38.4%) 증가했다.

경찰은 이같은 디지털 성범죄 검거 건수 증가는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산 ‘n번방’ 사건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한다.

성착취물 등을 SNS의 비공개 대화방으로 유포한 디지털 성범죄에 속하는 ‘n번방’ 사건으로 인해 컴퓨터와 스마트폰, 초소형 카메라 등 첨단장비를 동원한 악성 성범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게 피해자로부터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해 검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디지털 성범죄 발생 건수를 봐도 알 수 있다. 올해 1∼8월 카메라 이용 촬영범죄 건수는 72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57건보다 66건(10%) 증가했다. 통신매체 이용 음란범죄 건수도 올해 202건으로 지난해 146건보다 56건(38.4%) 늘었다.

앞서 지난 4월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아동·청소년 8명을 협박, 성착취 영상물 등을 제작하고 영리 목적으로 이를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배포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n번방’ 사건의 주범격인 조주빈(25)을 구속기소한 바 있다.
아동학대 검거 건수도 늘었다. 올해 1∼8월 검거 건수는 77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7건보다 89건(13%) 많다.

아동학대 역시 ‘창녕 아동 학대’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게 영향을 미쳤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남 창녕에서 의붓아버지와 친어머니가 아홉살 된 초등학생 자녀의 손가락을 프라이팬으로 지지는 등 잔혹 범죄를 저질러 국민들의 분노를 산 사건이다.

반면 5대 강력범죄 신고와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감소 추세다. 살인·강도·절도·폭력·성폭력 등 5대 강력범죄는 올해 1∼8월 신고 건수 9만812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6544건보다 8422건(8%) 줄었다.

교통사고 발생 건수도 지난해 2만6527건에서 올해 2만5866건으로 661건(2.5%) 감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n번방으로 불리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돼 피해자들에게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는 효과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며 “교통사고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 등이 늘면서 교통량이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수원=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