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라면 끓이다 중화상 초등생 형제, 학대 정황까지

뉴시스 입력 2020-09-17 09:17수정 2020-09-17 09:5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형제 어머니, 과거 3차례 아동학대 신고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
박남춘·정세균 "모든 방법 동원해 대책 마련할 것"
인천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가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이 형제의 어머니는 최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7일 경찰과 소방당국,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1시10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빌라에서 A(10)군과 B(8)군이 라면을 끓여 먹던 중 불이 나 형제가 모두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이들은 불이나자 119에 전화를 걸어 “살려주세요”라고 다급하게 외쳤고, 소방당국은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불이난 빌라를 확인하고 10여분만에 진화 작업을 벌였다.

주요기사
A군은 전신 40% 화상을 입었고, B군은 5% 화상을 입었지만, 장기 등을 다쳐 위중한 상태다.

이들 형제는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셋이 사는 이들 형제는 기초생활수급 가정으로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날이어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이들 초등학생 형제는 과거 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당해온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16일부터 올해 중순까지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한 빌라에서 “이들의 어머니인 C(30·여)씨가 자녀 2명을 돌보지 않고 방치한다”는 내용의 이웃 신고가 3차례 접수됐다.

이에 인천아동보호전문기관은 올해 5월12일 C씨를 방임 및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으며 인천가정법원에 피해아동보호명령을 청구했다.

C씨가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보이고 경제적 형편상 방임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어머니와 아이들을 격리해달라는 보호명령 청구였다. 다만, 폭력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그러나 지난달 27일 보호명령 청구를 기각했다. 다만, C씨는 1주일에 한 번씩 6개월 동안, 아동은 12개월 동안 상담하도록 상담위탁하도록 판결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C씨를 불구속 입건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사고 조사 이후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학대 피해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초생활 수급 대상인 이들 가족은 인천도시공사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에서 생활하면서 어머니 홀로 두 자녀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남춘 인천시장은 인천SOS긴급복지 의료비 지원 및 간병지원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해 지원하라고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SNS를 통해 “인천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불이나,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정부도 코로나19로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실질적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철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인천=뉴시스]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