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집회 인근 체류자 66%가 검사 안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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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9명중 2393명 진단검사 마쳐
연락 안닿는 774명 방문조사 예정… 전광훈 역학조사때 동선 속인 정황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거나 인근에 머물렀던 서울 시민 3명 가운데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통신사로부터 광화문 인근 기지국의 접속자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서울 거주자 6949명이 15일 광화문 일대 집회에 참가했거나 인근에 30분 이상 머물렀다.

대부분 진단검사를 받아야 하는 검사이행 행정명령 대상자로, 서울시는 26일까지 반드시 검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다. 하지만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시가 연락을 했지만 88.9%인 6175명만 연락이 닿았다. 이 중 2393명(34.4%)이 진단검사를 했고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219명은 ‘진단검사를 받을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곽종빈 서울시 자치행정과장은 “빠른 시간 안에 진단검사를 받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검사에 응하지 않고 확진 판정을 받으면 치료비용과 방역비용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연락이 닿지 않은 774명은 경찰과 함께 방문 조사할 예정이다.

광화문 집회 관련 ‘n차 감염’도 확산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15일 서울 도심 집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보다 17명 늘어난 193명이다.

동대문구 순복음 강북교회에서는 전날 8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교회 목사가 15일 광화문 집회에 갔다가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가족과 교인 등이 감염돼 이 교회에서만 확진자가 15명 나왔다. 서울시는 교인과 교회 방문자 980여 명에 대해 검사를 했다.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도 915명으로 늘었다. 12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2주 만이다. 확진자 가운데 200여 명은 교회에 가지도 않았지만 교인이나 방문자를 통해 ‘n차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 목사가 역학조사 과정에서 동선을 거짓으로 진술한 정황도 드러났다. 전 목사는 방역당국에 12∼14일 교회 사택에 머물렀다고 했다. 하지만 13일 오전 교회에서 이른바 ‘치유기도회’를 열었다. 이어 종로구에 있는 인터넷 언론 ‘펜앤드마이크’ 사무실에서 유튜브 생방송에도 출연했다. 영상은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북구 관계자는 “정확한 동선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추적을 하고 있다”며 “거짓 진술이 확인되면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창규 kyu@donga.com·김하경 기자
#광화문집회#코로나19#체류자#동선#역학조사#구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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