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전면 원격수업, 사실상 ‘3단계’ 조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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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1일까지 원격… 고3은 등교, 학생-교직원 감염 늘자 전격 결정
불안 덜었지만 학력저하 우려… 2학기 시작부터 학사 일정 혼란


교육부가 25일 서울, 경기, 인천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원격수업 전면 실시를 결정했다. 기간은 26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다.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등교 금지를 전격 결정한 것이다. 그 대신 대학입시를 준비 중인 고교 3학년은 계속 등교할 수 있다. 2학기 시작부터 학사 일정의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5일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다”며 수도권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전면 원격수업 방침을 밝혔다.

방역당국 기준에 따르면 2단계에서는 원격수업을 병행하면서 등교 인원을 대폭 제한한다. 3단계에서는 전면 원격수업 또는 휴업을 해야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때문에 등교하는 고3을 감안하면 형식적으로 2단계이지만, 실질적으로 3단계 조치를 적용하는 셈이다. 특수학교와 60인 이하의 소규모 학교, 농산어촌 학교는 시도교육청과 학교가 지역 상황을 판단해 등교 여부를 자율로 정할 수 있다.

교육당국이 수도권 학교의 등교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은 최근 학생, 교직원 등 학교발 코로나19 감염이 폭증한 영향이 크다. 25일 현재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등교수업을 중단한 학교는 12개 시도의 2100개교다. 전날에 이어 5월 등교수업 시작 후 가장 많다. 학생 및 교직원 확진자는 총 381명으로 늘었다. 이 중 72.4%가 서울, 경기, 인천에서 발생했다.

원격수업 전환으로 일단 교내 감염 우려는 덜었다. 하지만 1학기 때 문제가 된 학업 결손 및 학력 격차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긴급 돌봄 교실 대책도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육부가 2학기 등교일수 확대만 기대하다가 전면적인 원격수업 전환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단계 거리 두기로 운영을 중단한 대형학원과 달리 300인 미만 학원에 대해 아무 조치를 내놓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 이모 씨는 “등교를 전제로 모든 학사 일정을 짜서 실행 중이었다”며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뒤집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은 마침 수능 D-100일이었다. 수험생들은 전격적인 등교 중단 조치처럼 수능 일정도 갑자기 바뀌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다. 유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 및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2월 3일로 예정된 수능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우선 imsun@donga.com·최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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