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협의회 “코로나19 대응 진료 적극 참여”…한숨 돌린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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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8월 23일 2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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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방침 등에 반발해 지난 21일부터 집단 휴진에 돌입한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등 대표단과 긴급 면담을 하고 있다. 2020.8.23/뉴스1 © News1
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방침 등에 반발해 지난 21일부터 집단 휴진에 돌입한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 등 대표단과 긴급 면담을 하고 있다. 2020.8.23/뉴스1 © News1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지난 21일부터 순차적으로 업무를 중단하고 있는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엄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오는 24일부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진료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초유의 ‘의료공백’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정부와 전공의협의회는 23일 오후 8시30분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만나 2시간30분간의 면담 끝에 이같은 합의문을 도출했다.

양측은 “정부는 대한전공의협의회를 포함한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논의를 시작했다”라며 “이를 계기로 엄중한 코로나19 시국을 고려해 전공의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진료에 적극 참여한다”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날 면담은 회담 1시간30분 전에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오후 8시15분쯤 전공의협의회측 박지현 회장과 김진현·서연주 부회장, 김형철 대변인, 김중엽 서울대병원전공의협회장 등이 접견실에 도착했다.

이어 정부측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성수 국무총리 비서실장, 문승욱 국무조정실 제2차장, 장상윤 사회조정실장, 김영수 공보실장 등이 도착했다.

오후 8시30분, 정세균 국무총리가 접견실에 입장했다. 정 총리는 “어서오세요”라고 말하며 전공의협의회 임원들과 일일이 주먹악수로 인사를 나눴다.

정 총리는 “지난 7개월 동안 우리 의료진들이 너무 고생들 많이 하셨다”라며 “의료진들이 대한민국의 국격을 확 높였다. 국민 여러분들께는 전세계가 ‘대한민국이 코로나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한 것이 큰 자부심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자부심을 여러분들이, 여러분 선배들이 만들어 주신 것이고 국민들께서도 잘 협조하셨다”라며 “그랬는데 혹시 추락하면 국민들의 실망이 얼마나 크겠나”라고 밝혔다.

또한 “사실 정부는, 국제적인 평판을 유지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이 불편하다. 걱정이 참 많다”라며 “국민들께서 다시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고 하니까 걱정이 많으시고, 아마 의료진들이 국민들보다 더 걱정이 크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9시부터 정부와 전공의협의회 간의 본격적인 면담이 시작됐다.

정부 관계자는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전공의협의회측은 정부의 정책수립 과정에서 협회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 것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다”라며 “협의회측은 전공의 교육문제, 인기 학과 편중 문제, 지역격차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 22일 박 장관의 담화문을 통해 “의사단체가 문제제기하고 있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에 대해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이후 논의하며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설명하며, 세부적인 내용은 앞으로 의료인들과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이에 전공의들은 24일부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선별진료소 진료 등 진료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다만 전면복귀는 추후 대화를 통해 논의해나가기로 했다.

정 총리는 면담 후 마무리 발언에서 “충분한 소통을 통해서 진정성을 갖고 우리 다음 세대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복지부 장관님 중심이 되겠지만 저도 후견인으로서 잘 돕겠다”면서 “코로나19 환자들과 가족들이 절박한 상황에서 여러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 이러한 결단을 해준 것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정부도 상응하는 조치를 잘 취하겠다”고 말했다.

박지현 전공의협회장은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박능후 장관께서 깊은 진심을 전해주셔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라며 “오늘은 결론나는 날이 아니라, 오늘로부터 논의를 시작하고 진정성있는 대화를 나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숨 돌린 정 총리는 오는 26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의료계 최대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24일 오후 2시 정부청사에서 만나 중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의사단체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정책 폐지를 요구해왔으며, 정부는 정책 철회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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