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마스크 안쓰고 수천명앞 설교… 방역수칙 무시한 사랑제일교회 행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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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비상]
일부 마스크 없이 큰소리로 노래… 서울시-성북구는 점검 제대로 안해
‘교인 무조건 양성’ 가짜뉴스 확산… 당국 “거짓정보, 안전위협 행위”
집합금지 명령에도 계속 예배

다닥다닥 부흥회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첫 확진자가 참석한 부흥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전광훈 목사가 설교를 하고 있다. 지난달 
27∼29일 열린 부흥회에서 교인들은 1, 2m 거리 두기를 하지 않고 다닥다닥 앉아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교인도 일부 
보인다. 유튜브 캡처
다닥다닥 부흥회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첫 확진자가 참석한 부흥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전광훈 목사가 설교를 하고 있다. 지난달 27∼29일 열린 부흥회에서 교인들은 1, 2m 거리 두기를 하지 않고 다닥다닥 앉아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교인도 일부 보인다. 유튜브 캡처
지난달 2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간격이 채 20cm가 되지 않는다.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턱에 걸친 상태로 입을 크게 벌리며 노래하는 교인도 있다.

전광훈 목사(64)는 설교하는 두세 시간 동안 마스크를 단 한 차례도 쓰지 않았다. 이 자리에는 이 교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인 A 씨도 참석했다. 정부가 교회 방역수칙 의무화 조치를 해제한 지 3일 만이다.

이날 모인 전 목사와 교회 방문자들은 정부의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지난달 발표한 ‘교회 핵심 방역수칙’에는 목사 등 책임자, 종사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설교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교인들은 옆사람과 최소 1m 떨어져 앉아야 하고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말하는 것도 가급적 피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관리는 허술했다. 수천 명이 모인 종교 행사였지만 서울시는 아예 현장 점검을 나가지 않았다. 성북구청 직원 2명이 28일 하루만 현장에 간 게 전부였다.

성북구 관계자는 “거리 두기는 다소 미흡했으나 현장에서 계도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된 시절이었고 평일에 하는 행사를 다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이전에도 서울시 방역 명령을 따르지 않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적이 있다.

현재 사랑제일교회는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지만 일부 교인들은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예배를 강행하고 있다. 이 지역은 재개발 대상인데, 조합 측이 철거를 위해 두 차례 강제 집행했지만 “순교 각오로 지키고 있다”는 교인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이웃 주민들은 공포감을 호소하고 있다.

교회와 관련된 가짜 뉴스도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에서는 ‘사랑제일교회 교인은 무조건 양성으로 판정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심지어 ‘진단검사용 검체에 바이러스를 주입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진단검사의 신뢰성을 훼손하려고 거짓 정보를 만드는 건 국민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김태성·강동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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